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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전화 받았다" vs "정치인 체포 지시 아냐"… 국정원 '투톱' 충돌

입력
2024.12.07 13:30
수정
2024.12.0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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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조태용 국정원장 향해 "이런 뺀질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관련 현안보고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며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홍 전 1차장은 계엄 당시 체포 대상자로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뉴시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관련 현안보고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며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홍 전 1차장은 계엄 당시 체포 대상자로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뉴시스

비상계엄 발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에 임무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국정원 투톱'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다. 조태용 원장은 이번 사태와 국정원이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홍장원 전 1차장은 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 작전을 수행하는 계엄군에 국정원이 협조하도록 지시했다 주장하며 맞섰다.

홍 전 1차장은 6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눈 메시지에서 "(당시 조 원장에게) 대통령 전화를 받아서 방첩사령부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재명 한동훈 잡으러 다닌다고 보고했다"며 "(조 원장이) 얼굴까지 돌리면서 '내일 이야기 합시다'가 (내렸던) 유일한 지침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은 니가 알아서 하고 책임져라(는 것)"이라며 "원장의 이런 뺀질이 성격을 뻔히 아니 대통령이 내게 직접 연락했겠죠"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 전 1차장은 윤 대통령이 전화로 군에 협조할 것을 지시했고,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정치인 체포 명단을 불러줬다고 말했다.

반면 조 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비상계엄과 관련해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전혀 한 적이 없다"며 "비상계엄과 관련해 우리가 어떤 조치를 한 게 있으면 국정원장한테 지시하지, 원장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그런 일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조 원장은 이날도 국정원 명의로 공지를 내고 "홍 전 1차장이 정치인 등 체포 지시를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국정원 내부 누구에게도 보고하거나 공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하면서 정치인 체포 명단에 대해 "그 부분은 수사 대상이라 말할 수 없다"고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사실 명단도 솔직히 정확히 기억 안 난다. 이제야 기억의 편린들이 맞춰지는 거니까"라고 덧붙였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도 "대통령이 방첩사를 지원하란 것이지, 지원의 구체적 형태나 전화를 하라 한 건 아니다. 정치인 체포 내용은 없었다"고 거들었다. 오히려 이 의원은 "4일 오후쯤 홍 차장이 나(조 원장)을 찾아와서 '정국이 혼란스러우니 이재명 대표에게 연락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했다는 조 원장의 말을 전하며, 홍 전 차장의 발언에 정략적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홍 전 1차장의 경질 경위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조 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대통령에게 본인이 경질을 건의했다고 주장한 반면, 홍 전 1차장은 대통령의 지시가 하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1차장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4시쯤 조 원장의 호출로 집무실에 갔더니 조 원장이 "사직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홍 전 1차장이 "대통령 지시인가"라고 물었더니 조 원장이 "그럼 우리 인사를 누가 하겠어요"라며 대통령 지시라고 설명해줬다는 것이다.

홍 전 1차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면직에 대해서도 "비상계엄(을 건의했기) 때문이 아니라 계엄에 실패했기 때문에 면직한 것이다. 화가 나니 김용현도 자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니 그날 분명히 국정원에 지시했는데 한 놈도 안 움직였다니 놀랐겠고 배신감으로 충격 받았겠죠"라며 "저를 당장 경질하라고 한게 당연하겠죠"라고 덧붙였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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