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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성장·금리 경로 유지… 환율 천천히 내려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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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비상계엄·해제 사태에 따른 성장 전망과 금리 경로 조정 가능성에 일단 선을 그었다. 높아진 환율 수준은 이전 수준까지 천천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로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 때 얘기한 올해 2.2%, 내년 1.9% 성장과 물가 경로를 바꿀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 계엄이 해제됐기 때문에 이 순간 금리 경로와 경기 전망은 지난번 발표 그대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 사태보다는) 미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주요국과의 수출 경쟁 관계 등 중장기적 요인이 전망을 바꾸는 데 더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후 탄핵 정국에 들어서더라도 경제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데이터상 단기적 영향이 적었고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과거 두 번의 탄핵 경험을 보면 경제 성장률이나 중장기적 경제 움직임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사태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장기화하더라도 정치적 과정과 경제적 과정은 분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선 “부정적인 뉴스가 나왔기 때문에 환율이 사태 전보다 약간 올라간 상태고, 주식도 영향을 받는 게 불가피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통해 유동성 공급과 안정 장치를 충분하게 발표한 게 단기 시장 안정에 공헌했다”고 부연했다. 환율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계엄 사태가 없었던 상황까지 시간을 갖고 천천히 내려갈 것”이라며 “새로운 충격이 없다면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국가 신인도 훼손 우려가 나오지만, 이 총재는 이번 사태가 순수하게 정치적 이유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6시간 만에 큰 충돌 없이 헌법에 맞춰 처리됐다는 점에서 다른 면으로는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의 성숙을 보여주는 기회도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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