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에 투자자 떠날라…금감원, 금융·외환 시장 촉각

금감원, 금융상황 점검회의
"시장 안정화까지 이상조짐 선제 대처해야"
외국계 은행·증권사와 긴급 간담회 가져
코스피·코스닥 각각 0.9%, 0.92% 하락 마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관투자자와 금융당국의 시장안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 증권 등 금융사들과 실시간으로 협조 체계를 구축하면서 시장 변동성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조그마한 이상조짐도 빠짐없이 선제적으로 탐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국내 금융시장과 외화자금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이날 오전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주재로 국내 36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와 긴급 현안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증권사에 철저한 위기 대응 태세를 갖추고 선제적으로 역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전날에는 박충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가 외국계 은행 지점과 외국계 IB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외화유동성 상황 및 환율 변동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요인들에 대해 논의했다. 비상계엄 관련 여파와 관련해 해외 투자자들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듣고, 우량한 대외건전성 등 국내시장 상황을 적극 설명하는 자리였다.

조만간 금감원은 은행 외화자금 담당 실무자들과도 만나 컨틴전시 플랜(비상 대응 계획) 마련을 요청할 예정이다. 외화자금 시장이 경색됐을 때를 대비해 시나리오별로 대응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이상징후를 보이는 정책·정치테마주에 대해선 정밀 분석을 실시하고,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가상자산 시장을 대상으로 이상거래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 등 경제주체들도 연말 및 내년도 투자와 자금공급을 예정대로 정상 집행하는 것이 경제와 시장회복에 원동력이 된다"면서 "감독당국도 경제주체가 정상적 경제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와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우려한 것보다는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한때 1,440원대를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15.1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9% 하락한 2,441.85에, 코스닥은 0.92% 하락한 670.9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