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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대해서 선원 폭행·살해 후 시신 유기한 선장, 징역 28년

입력
2024.12.05 11:11
수정
2024.12.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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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유기 도운 선원 징역 3년
시신은 아직도 못 찾아


광주지법 목포지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광주지법 목포지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업 중인 해상에서 선원이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로 바닷물을 뿌리고 폭행 등 가혹행위를 일삼다 숨지자, 시신을 바다에 버린 40대 선장에게 법원이 징역 28년을 선고했다. 시신은 무거운 쇠뭉치와 함께 유기돼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지혜)는 살인과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선장 A씨에게 징역 28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시체유기 등에 가담한 선원 B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선장 A씨는 지난 4월 30일 오전 9시 23분쯤 전남 신안해상에서 조업 중인 새우잡이(20톤급) 어선에서 선원 C(50대)씨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이튿날 바다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고, B씨는 A씨를 도와 숨진 C씨를 바다에 수장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3월부터 숨진 C씨에게 "일을 못하고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둔기 등 각종 공구로 마구 때리거나 호스로 바닷물을 쏘는 가혹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가 오는 날엔 천장이 열려있는 어구 적재 장소에서 자게 해 급격한 저체온 상태에 빠지게 했다. 끝내 C씨가 숨지자 다음 날 A씨는 B씨와 함께 사체를 바다에 버렸다. C씨의 시신을 쇠뭉치나 파이프가 담긴 어망에 묶어 유기해, 현재까지 숨진 C씨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해경은 승선원 하선 기록 등을 토대로 C씨의 실종 사실을 파악, 이들의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재판부는 "A씨는 C씨를 지속적으로 때리거나 상해를 가했다. 별다른 죄의식 없이 숨질 때까지 무감각하게 폭행을 지속, 납득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서 "C씨는 망망대해에서 의지할 곳 하나 없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죄를 숨기고자 유기해 현재까지 C씨를 발견조차 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에 대해서는 "선장 A씨를 도와 숨진 C씨를 바다에 빠뜨려 유기한 것으로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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