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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외치러 반차 썼다" 수천 명 시민 몰린 국회… 인적 없이 삼엄한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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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이라니… 나라 무너지면 어쩌나 한숨도 못 자고, 해 뜨자마자 반차 쓰고 왔죠”
4일 오후 1시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만난 김언정(41)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날 밤 심야 비상계엄 선포로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포고령이 떨어지면서 투입된 군 병력과 계엄을 막고자 하는 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대치하는 상황을 밤새 TV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본 김씨는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직장에 반차를 낸 뒤 첫차를 타고 남편과 함께 달려왔다.
국회 앞은 전날 밤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이들과 이날 아침 새로 합류한 시민들이 뒤섞여 북적댔다. 대부분 '나라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참여하는 시민 숫자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늘어났다. 경찰은 처음엔 국회 경내 진입을 막았다가 나중에 입장을 허용했는데 낮 12시쯤 국회 본관 앞에서 야권이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가 열렸을 땐 수천 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본관 계단 앞 도로부터 잔디밭까지의 공간을 빼곡하게 채운 이들은 "내란행위 즉각 수사" "윤석열은 사퇴하라" 구호를 외쳤다.
대학생 전모(21)씨는 "어젯밤에 이어 또 (국회를) 찾았다"며 "간밤에 계엄과 관련해 너무 많은 일이 있어 어안이 벙벙했는데, 국민들이 (계엄 선포에) 분노하고 있으며 감시 중이란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2년 전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곽학종(55)씨는 "참사 피해자와 생존자에게 사과 하나 없던 대통령이 군을 동원해 국민을 공격하려 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격앙된 시민들로 들끓는 국회와 달리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은 다소 삼엄한 분위기였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설치됐던 경찰 바리케이드가 치워지고 도보나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지만, 간간이 출근하는 시민들이 보일 뿐 적막감이 감돌았다. 인근에 직장이 있다는 50대 시민은 "오늘 아침에 일대에 경찰 쫙 깔려서 출근할 때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뚝 끊긴 탓에 발을 동동 굴렀다. 대통령실 정문 부근 식당에서 일하는 박모(71)씨는 "어젯밤부터 오늘 점심까지 여태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았다"며 "이런 적은 처음인데 다들 무서워서 안 오나 싶다"고 토로했다. 근처 편의점 직원 A씨는 텅 빈 매대를 가리키며 "원래 새벽에 오는 물류차까지 (통제로) 못 들어왔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날 밤 창문을 부수고 국회 안으로 들어가는 군인들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군사경찰로 군 입대를 신청하려 했다는 최모(20)씨는 "이번 사태를 보고 (신청) 철회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날 전역 예정이던 육군 이모(27)씨는 아침에야 겨우 제대가 가능하다는 공지를 받았다. 이씨는 "취침 중 전원 기상해 군복으로 갈아입었고, 바짝 긴장한 상태로 무기한 대기해야 했다"며 "경계 단계가 아직 낮아지지 않아 부내 안의 다른 군인들 휴가는 불발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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