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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정확한 뜻 몰라 더 두려웠죠"… 깜짝 놀란 국내 거주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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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한국 방문을 우려하는 외국인이 꽤 있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행을 꺼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해제된 뒤인 4일 오전, 서초구 서울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만난 프랑스인 시실(31)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워킹홀리데이(관광취업)로 보름 전쯤 한국에 온 그는 전날 밤 사태 여파 때문인지 아직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시실은 "상황이 급박했지만 곧바로 귀국 비행기를 알아보지는 않았다. 빨리 해제돼 다행"이라며 "프랑스 매체로 뉴스를 보며 겨우 사태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느닷없는 심야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에 우리나라 국민뿐만 아니라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자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을 찾다가 진땀을 빼는가 하면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안부 연락에 대응하느라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외국인들은 비상계엄의 의미를 즉각 이해하지 못해 두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호주에서 출장차 한국에 온 프라빈(39)은 "출장으로 한국에 들른 거라 언어도 잘 모르고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무슨 뉴스를 읽어야 하는지도 감이 안 온다"며 "상식이 있는 국가이기에 비상 상황에서도 외국인을 핍박할 거라 생각은 하지 않지만,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에서 외국인으로서 다른 나라에 있다는 게 얼마나 두려운지 모른다"고 한숨을 쉬었다.
유학생들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고국에 들렀다가 전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탔다는 카자흐스탄인 유학생 아로(21)는 "오랜만에 집에 갔다가 돌아와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대기하며 소식을 들었다"며 "공항에선 중국인이고 카자흐스탄인이고 한국인이고 모두 휴대폰만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한 카자흐스탄 학생 단체에서도 걱정하지는 말되 되도록 집에 있으라고 어젯밤에 공지가 왔었다"고 덧붙였다. 유학생인 미국인 크리스(22)도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다니던 대학에서 괜찮냐는 이메일이 쏟아졌다"고 했다.
급변하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국회 앞을 찾은 외국인도 있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만난 독일인 조슈아(29)는 "사흘 전 워킹홀리데이로 한국에 왔다가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시위를 지켜보려고 들렀다"며 "한국은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해 크게 걱정하진 않았고 이후 절차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독일인 세이풀라(25)는 "석 달 전 한국어를 공부하러 왔는데 겁이 나지는 않는다"며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소식을 듣고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새벽 4시부터 이곳에 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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