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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육성한다는 정부 믿었는데… 되레 시장 발목 잡을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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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업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을 예의주시하며 환율 변동 폭과 원료의약품 공급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국내 바이오업계 투자가 정세 불안정에 따른 경제 상황 악화로 더 쪼그라들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4일 인슐린 펌프 기업 이오플로우는 글로벌 기업 인슐렛과의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에서 패소해 미국 법원으로부터 약 6,337억 원(4억5,200만 달러)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고 공시했다. 그런데 간밤의 계엄 사태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 액수가 200억 원은 더 늘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이오플로우는 항소할 계획이지만, 환율 불안정에 따른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도 "해외에서 임상시험 중이거나 글로벌사에 특허 관련 비용을 내야 하는 기업은 한동안 부담이 다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서는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료들의 수급난이 생길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원료의약품 공급망을 다변화해놨다지만, 국내 정세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선 특히 중·장기적으로 국가 신뢰도 하락과 정세 불안정에 따른 투자 위축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 프로세스 문제가 생겨 안 그래도 경색된 투자 환경이 향후 더 어려워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바이오 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믿고 도약을 모색해온 기업들은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은 "정권의 앞날이 불확실한데 어떤 기업이 정책에 따르겠나"라고 했다.
기술 혁신으로 성장하는 산업인 만큼 불안감은 더 크다. 공직사회가 움직이지 않게 되면서 시장의 흐름과 낡은 규제 사이 간극이 더 벌어질 거라는 예상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규제 담당 공무원들이 책임지지 않는 선에서만 일하자는 분위기인 듯하다"며 "리더십 공백에 따라 정책 혁신이 불가능해 규정대로만 하는 당국이 시장의 발목을 잡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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