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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동원 룰라 체포·암살”… 보우소나루, 6단계 브라질 쿠데타 음모 세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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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2022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던 구체적 근거가 공개됐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군을 움직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을 포함한 영향력 있는 정치인을 체포하거나 암살한 뒤 TV·라디오 방송국을 점령하는 것을 포함한 6단계 작전을 계획했다. 해군사령관과 육군 지상작전사령관 등이 쿠데타 모의에 동의했으나, 육·공군 수장이 끝내 동참을 거부하면서 거사는 실패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 경찰은 전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쿠데타 계획에 직접 관여한 증거를 담은 884쪽 분량의 ‘2022년 쿠데타 미수 사건’ 수사 결과 보고서를 브라질 대법원에 제출했다. 경찰은 앞서 21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 37명을 쿠데타 미수 및 국가 전복, 범죄 조직 등 3개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수사 내용을 검토한 뒤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6단계 쿠데타 계획은 예비역 육군 대위가 주도해 2년여간 준비됐다. 2022년 대선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부통령 후보 월터 브라가 네토 전 국방장관이 주요 설계자였다. 알미르 가르니에 산토스 해군사령관과 에스테밤 테오필 육군 지작사령관 등 고위 장성들이 쿠데타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육군과 공군 수뇌부가 쿠데타를 거부하면서 계획은 무산됐다.
브라질 군부는 1964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후 브라질에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985년 시작된 민주화 운동에 힘입어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막후 정치로 기득권을 유지해 왔다.
6단계 계획은 경찰이 보우소나루가 속한 자유당(PL) 당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쓴 요약 문건이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가디언은 문건이 ‘바람직한 정치적 최종 상태’라는 단락으로 끝난다며 “(2022년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룰라의 대통령 취임(2023년 1월 1일)을 막으려 한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해 1월 8일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일어난 우익 폭동으로 의회와 대통령궁이 약탈당한 사건도 보우소나루 측이 기획한 장기 음모의 일부라고 판단했다. '폭동에 따른 사회 무질서'를 군이 정치에 다시 개입하는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20년 대선 패배 뒤 2021년 1월 강성 지지자들이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사건을 참고했다.
쿠데타 음모 연루 가능성을 줄곧 부인해 온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경찰 보고서 공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정치적 박해에 의한 희생자”라며 자신에 관한 의혹 제기를 “광기”라고 규정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보우소나루 등을 기소할지, 경찰에 추가 조사를 명령할지 고심 중이다. 가디언은 “보우소나루가 쿠데타 음모에 개입했다면 수십 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보우소나루 기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평론가 옥타비오 게더스는 “브라질 역사는 처벌이 아니라 불처벌의 역사”라며 보우소나루가 감옥에 갈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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