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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개월이나 늦게'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전력 실어나른다..."연간 3500억 전력 구입비 절감"

입력
2024.11.28 18:00
수정
2024.11.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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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준공 목표 2012년 6월…주민 반발에 지연
12월 정식 준공…서해안 발전 제약 해소

345킬로볼트(kV) 송전선로 모습. 연합뉴스

345킬로볼트(kV) 송전선로 모습. 연합뉴스


150개월. 약 13년.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송전망 건설이 미뤄졌던 345킬로볼트(kV)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가 12월 정식 준공을 앞두고 전력 공급을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0개월가량 준공이 늦어진 345㎸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가 22일 전력 공급을 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업은 서해안 발전소에서 만든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것인데 충남 당진시와 아산시에 걸쳐 철탑 72기를 35㎞에 걸쳐 세운다.

당초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의 준공 목표 시기는 2012년 6월이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입지 선정이 장기간 길어진 데 이어 2015년 이후엔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거부로 사업이 150개월가량 늦어졌다.

정부는 이번 송전선로 건설 준공으로 서해안 지역에 1.3기가와트(GW)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태안화력 등 서해안 일대 발전소에서 만든 전력은 송전선이 부족해 2023년 최대 3.4GW가량의 발전에 제약이 생겼다. 아울러 연간 전력 구입비 약 3,500억 원을 아끼고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 단지로 지정된 천안·아산 일대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송변전망 건설이 여전히 심각하게 늦어지면서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주요사 송변전망 건설 사업(31개) 중 정상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5개(16%)에 그쳤다. 26개(84%)는 인허가(16개)·민원(6개)·시공여건(3개)·고객사유(1개) 등으로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송전선로 건설이 줄줄이 지연되면서 △당진T/P-신송산 △동해안-수도권#2 △동해안-신가평 △북당진-고덕 2단계 등 송전선로는 최소 35개월부터 최대 90개월가량 예정보다 건설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12월 초 전원개발촉진법과 송전설비주변법 시행령 개정을 끝내 지원 사업 단가를 높이고 장거리 선로의 입지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국회에서 심의 중인 전력망 특별법에 부대공사 인허가 신속 처리, 선하지 매수 청구권, 송전탑 경과 지자체 재정 지원 등 신규 특례 조항들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옥헌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345㎸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는 주민 반대와 지자체 인허가 비협조로 인한 대표적인 전력망 지연 사례"라며 "전력망 특별법이 통과되면 범정부·지자체가 참여하는 새로운 전력망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상생형 모델을 발굴하고 전력망의 수용성을 확보하는 패러다임으로 바뀔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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