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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미만 청소년, 호주선 SNS 못 쓴다... 초강력 금지법 통과

입력
2024.11.29 15:25
수정
2024.11.29 16:4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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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논란 속 호주 상원서 통과
"가장 강력한 SNS 이용 제한법"

스마트폰 화면에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냅챗, 틱톡 애플리케이션이 표시돼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스마트폰 화면에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냅챗, 틱톡 애플리케이션이 표시돼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내년 말부터 호주에서는 16세 미만 청소년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엑스(X·옛 트위터)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SNS 금지법이 28일(현지시간) 호주 의회에서 전격 가결되면서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SNS 이용 제한 법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모 동의 관계없이' 이용 원천 금지

호주 상원은 이날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SNS 계정을 만들어 이용할 경우 해당 플랫폼에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34표, 반대 19표였다. 법안 발효는 1년 뒤부터다. 규제 대상이 된 SNS 업체들은 미성년자의 이용을 막을 기술적 장치를 마련해 적용해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50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SNS가 중독적 알고리즘을 이용해 청소년을 중독시키고 정신건강을 해친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SNS 규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프랑스와 미국 일부 주(州)에서 미성년자가 부모의 동의 없이 SNS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는데, 부모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완전히 틀어막은 호주의 금지법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제정된 SNS 이용 제한 관련 법안 가운데 가장 강력한 조치 중 하나"라고 블룸버그는 평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법안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영미권의 카카오톡 격인 왓츠앱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호주 정부는 유튜브와 왓츠앱을 교육용 플랫폼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이용이 많은 이들 서비스가 빠지면서 법안이 사실상 반쪽짜리가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울러 아동·청소년들이 부모 등 성인 명의로 우회 가입해 이용하는 것까지 막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 리사 기븐 교수는 "이 법안은 잘못 설계된 간단한 해결책에 불과하다"며 "플랫폼의 부정적 알고리즘을 비활성화하고 (청소년의) 디지털 문해력을 높이는 데 더 투자하는 게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규제 대상이 된 메타, 스냅 등 SNS 플랫폼 기업들도 "성급한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기업들은 수백만 명의 이용자와 광고 수익을 잃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테크업계에서는 거센 찬반 논란 속에 호주가 첫발을 떼면서 비슷한 규제를 논의 중인 다른 국가들 역시 유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프랑스, 영국 등에서도 SNS 이용 연령 제한을 상향하거나 콘텐츠 감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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