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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과몰입인가, 중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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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 논의에서 고려 사항.
게임을 지나치게 이용하는 것을 담배, 술, 도박과 같이 중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중독(Addiction)이란 일반적으로 특정 물질이나 행동에 대해 통제력을 상실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이용함으로써 개인적, 사회적, 심리적, 신체적 문제를 초래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떤 물질이나 행동에 대해 강박적으로 의존하거나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함에도, 이를 중단하지 못하는 상태로 정의한다. 미국 정신의학회(APA)는 중독을 "물질 사용 장애" 또는 "행동 중독"으로 분류하는데, 뇌의 보상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 자극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중독의 종류는 알코올, 약물, 니코틴과 같은 특정 화학물질에 의한 물질 중독과 도박, 성, 게임, 스마트폰 이용과 같은 특정 행동에 집착하는 행동 중독으로 나뉜다.
일부 학자들은 게임에 집착하고 많은 시간을 이용하는 행위가 게임 중독이라기보다 게임 과몰입이라고 주장한다. 게임 과몰입은 일정한 시간 동안 게임 활동에 몰입하여 시간 감각을 상실하고, 현실을 회피하거나 게임 이외의 활동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중독과 같은 병적인 상태가 아니라 방학이 되거나 게임이 새롭게 나왔을 때 집중적으로 게임을 하는 일시적이고 상황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어느 시점에 몇 날 며칠 밤을 새워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은 수면부족이나 해야 할 일이 지연되는 등 단기적 생활 리듬이 깨지는 부작용은 있지만 병으로까지 인식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대한 지나친 이용을 중독이라는 병으로 보기보다는 과몰입이라는 단기적인 현상으로 생각한다.
최근 게임 중독이 이슈가 된 이유는, WHO가 2019년 국제표준질병분류(ICD-11)를 통해 게임 중독(게임이용장애)을 질병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표준질병분류의 도입 여부는 오는 2031년 시행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10차 개정 시(통계청이 5년 주기로 개정) 검토될 예정이다. 만일 이 10차 개정에서 WHO의 결정 내용을 수용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2031년부터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된다.
만약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된다면 관련한 검진과 치료는 의료로 처리될 것이며 의료보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알코올 중독이나 도박 중독처럼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사회적으로 보호해 주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청소년 게임 이용자들의 경우, 일견 병적인 중독이라고 보이더라도 단순한 과몰입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이러한 청소년을 중독이라고 오진하고 치료를 하게 된다면 과잉 진료의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과 치료의 병력이 영원히 남게 되는 결과가 생기게 된다. 비록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을 중독으로 분류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학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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