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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제조업, 체감경기 1년 1개월 만 최저... "수출 둔화 우려"

입력
2024.11.27 11:50
수정
2024.11.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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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내에서도 실적 차별화
'관세' 트럼프 2기 통상정책에
다음 달 제조업 전망도 어두워

달리(DALL·E)3가 그린 제조업 체감경기가 하락하고 있다는 내용의 가상의 이미지. 그래픽=윤주영 기자

달리(DALL·E)3가 그린 제조업 체감경기가 하락하고 있다는 내용의 가상의 이미지. 그래픽=윤주영 기자

제조업 체감경기가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로 다음 달 전망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은 '1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 자료를 내고, 이달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가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90.6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 90.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폭 자체도 8월(2.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영상·통신장비, 자동차, 화학물질·제품을 중심으로 체감경기 악화가 두드러졌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은 '자금 사정'이 11포인트 하락했는데, 휴대폰 부품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황희진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범용 반도체는 가격이 하락하는 반면,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전망이 밝아 반도체 내에서도 업종별 차별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종은 부품업체 파업에 따른 생산 감소, 화학물질·제품업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영향을 미쳤다.

다음 달 전망도 전자·영상·통신장비와 화학물질·제품을 중심으로 이달 전망 대비 1.6포인트 내린 88.9로 조사됐다. 특히 자금 사정이 지속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에 대해 황 팀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관세 부과)이 현실화할 경우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이 있었다. 대내외 수요 둔화까지 겹쳐 자금 사정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통상정책 여파와 관련, 제조업 경영 애로사항 중 '환율' 비중은 6.9%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증가했다. 원자재 수입 업체를 중심으로 미 대선 결과의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내수 부진'은 26%로 여전히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혔으나, 비중은 전월 대비 2.1%포인트 감소했다.

비제조업 CBSI는 0.4포인트 상승한 92.1을 기록했지만, 제조업 부진에 따라 전 산업 CBSI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91.5로 나타났다. 황 팀장은 "비제조업 중 전기·가스·증기 업종은 계절적 수요로 채산성이 개선됐다는 응답이 있었으나, 비제조업 또한 뚜렷한 호전을 보인 업종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전망도 비제조업은 1.1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 산업 전망은 약보합세(0.1포인트 하락)를 보였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92.7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순환변동치는 93.8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12일부터 19일까지 전국 3,32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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