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대학 수강신청 절반은 매크로 이용한 부정 접속' 에스티씨랩, 대학 인터넷 접속량 분석

입력
2024.11.20 17:31
수정
2024.11.20 17:58
구독

국내 대학의 수강신청 기간 중 인터넷 접속량(트래픽)의 약 절반이 매크로 소프트웨어를 악용한 부정 접속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대학가에서도 부당한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이 많다는 방증이다.

트래픽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 에스티씨랩은 20일 매크로 탐지 솔루션 '앰버스터'를 이용해 올해 1학기 11개 대학, 2학기 9개 대학의 온라인 수강신청 접속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44.29%가 매크로 접속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5개 대학은 전체 트래픽의 94.95%가 매크로 접속이었다.

박형준 에스티씨랩 대표. 에스티씨랩 제공

박형준 에스티씨랩 대표. 에스티씨랩 제공

매크로는 사전에 지정한 일정 행동을 반복하는 자동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주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서 입장권이나 열차표 예매, 대학가 수강신청 등에 널리 쓰인다. 선착순으로 신청받는 사이트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사람이 하기 힘든 1초당 여러 차례 접속 신호를 보낼 수 있어 유리하다. 하지만 정상 방법으로 접속하는 사람들의 신청 기회를 불공정한 방법으로 빼앗고 접속 서버에도 과도한 접속 신호로 무리를 주게 돼 대부분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 업체에 따르면 이용자가 몰리는 수강신청 기간 외 평소에도 대학가에서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이 빈번하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모 대학 홈페이지의 접속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접속량 46만5,000건 중 약 25%인 11만6,000여 건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접속이었다. 그만큼 대학가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만연한 셈이다.

무분별한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은 이용자 계정 탈취나 신원 도용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업체에 따르면 매크로 프로그램 악용 때문에 지난 8월 서울시교육청에서 559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을 비롯해 여러 대학에서 수십만 명의 개인 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났다.

따라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범죄를 막으려면 정부 기관이나 기업, 학교 등에서 지속적인 인터넷 접속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형준 에스티씨랩 대표는 "매크로 프로그램 악용은 공정성을 해칠 뿐 아니라 다양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고 서비스 운영 효율을 떨어뜨려 불필요한 비용을 증가시킨다"며 "매크로 프로그램 차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0년 설립된 이 업체는 트래픽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업체다. 인터넷 3대 접속량 폭주로 꼽히는 코레일의 명절 열차표 예매, 국세청 연말정산, 대학 수강신청 등의 트래픽 문제를 자체 개발한 트래픽 관리 솔루션 '넷퍼넬'과 매크로 차단 서비스 '앰버스터' 등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관련 이슈태그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