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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이 박장범 미리 내정?... "KBS 사장 면접 전날 통보" 증언 나와

입력
2024.11.19 21:04
수정
2024.11.1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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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과방위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청문회 하루 더 연장...사상 첫 '3일 청문회'

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잠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잠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박민 KBS 사장이 KBS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면접 전날 대통령실로부터 '교체 통보'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대통령실이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를 사전에 내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박 후보자는 여권 추천 이사 7명만 참여한 이사회 면접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안양봉 KBS 기자는 회사 간부에게 이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면접이 열린 지난달 23일 저녁 동료 두 명과 회사 앞 치킨집에 있었다고 밝힌 안 기자는 "같은 가게에 다른 분들과 있던 이영일 노사협력주간에게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전날 박민 사장에게 용산에서 교체 통보를 했고, 박민 사장이 핵심 참모들과 가진 저녁 자리에서 본인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KBS 안팎에선 박민 현 사장의 연임설이 있었으나, 22일 저녁 이후 기류가 완전히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은 "면접 당일 아침부터 박장범 후보가 될 거라는 이야기가 소문으로 돌았다"며 "이영일 주간이 그날 저녁식사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했다는 걸 여러 명에게 전해 들었다"고 했다.

박장범, '파우치' 발언 비판에 "사과 적절치 않다"

이영일 주간은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이 주간은 술자리에 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 "(사장 후보자가 누구인지는) 이사회 표결이 끝나고 나중에 알았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 내정 얘기가 사내에서 돌지 않았느냐는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는 "몰랐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 역시 "언제 용산에서 연락을 받았느냐"는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질문에 "연락받은 적 없다"며 사전 내정 의혹을 부인했다.

18, 19일에 걸쳐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선 박 후보자의 '파우치' 발언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박 후보자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언급하며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마한 백"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야기했다. "'조그마한'이라는 표현이 김 여사의 뇌물 수수 의혹을 축소하려는 의도이고, '정치공작' '희생양' 등 정권의 입맛에 맞는 단어와 표현을 선택해 관련 의혹들을 축소하려 했다"는 이정헌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박 후보자는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도 "제가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회 과방위는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하루 연장해 20일까지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3일간 이어지는 첫 사례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인사청문회가 이틀째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지연됐다"고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문회 기간은 최대 3일이다. 여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청문회장을 퇴장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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