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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까지 침투한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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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지난 약 70년 동안 260배 폭증했고, 비단 환경오염뿐 아니라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협약을 제정하고자 다음 주 부산에서 최종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세계 4위 석유화학산업 생산국이자 회의 개최국인 한국이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소리를 보다 분명하게 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린피스·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한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목표를 포함한 구속력 있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 성안에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유엔 플라스틱 협약은 플라스틱 생산부터 사용·처리·환경 유출 등 전 주기를 다루는 감축 규칙을 만든다는 목표로 2022년부터 정부간협상위원회(INC) 협상 회의를 진행해왔다. 그 마지막 5차 회의(INC-5)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다.
1950년대 약 150만 톤에 불과하던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21년 기준 3억9,000만 톤으로 260배 폭증했다. 그 결과 남극, 심해 같은 인류 문명에서 먼 자연뿐 아니라 인간의 뇌, 혈액, 모유, 태반 등 인체 곳곳에서도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실정이다.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한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플라스틱 사용 감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마련된 상황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한국 시민 81.8%는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관건은 이번 협상에서 '생산 감축'을 포함한 구속력 있는 강력한 협약이 합의될 수 있을지 여부다. 유럽연합과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한 '우호국연합'(HAC)은 '1차 플라스틱 폴리머(원료) 생산 감축'을 포함한 높은 목표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중동 산유국과 중국, 인도 등은 약한 협약 체결을 지지하며 '재활용 포함 폐기물 처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외 여러 환경단체는 한국이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석유화학산업 생산 대국인 만큼 플라스틱 협약 협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니엘 리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연간 1,992만 톤의 1차 플라스틱 폴리머를 생산할 수 있고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4,955만 톤인데 이는 일본과 대만 배출량을 합한 수치와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은 HAC에 가입돼 있음에도, 실제 협상장에서는 모호하고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유새미 녹색연합 활동가는 "르완다·파나마처럼 강력한 협약을 요구하는 국가들과 가능한 한 낮은 수준의 협약을 원하는 러시아·사우디 등은 수차례 의견을 제시한 반면 한국은 지금껏 단 한 건의 의견서만 냈다"며 "INC-5 개최로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고 하면서 정작 협상에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는 것은 기만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민호 서울환경연합 기후행동팀장은 국내 석유화학 최대 수출 시장이던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상승, 유럽·미국 등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 등 변화하는 산업 현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탈탄소 설비' 확충 등 산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한국 정부가 석유화학 업계에 치우친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플라스틱 생산 감축과 탈탄소화를 중심으로 한 산업 전환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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