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휴게실 불법촬영한 서울지하철 역무원, 1심서 실형

발각되자 "다른 동료가 시킨 일" 발뺌도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지하철역사 불법촬영 취약장소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 없음. 서울교통공사 제공

지하철 역사 내 여직원 휴게실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직장 동료들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역무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경선 판사는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교통공사 직원 이모씨에게 19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이씨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6차례에 걸쳐 서울지하철 3호선 역사 내 여직원 휴게실에 카메라를 숨겨두고 직원들의 탈의·샤워 장면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올해 7월 휴게실 청소 직원에 의해 꼬리가 밟힌 이씨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바로 자수했다. 공사 측은 그를 직위해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이 발각된 후 다른 직장 동료가 시킨 일이라며 거짓 진술하고, 증거를 다른 직원 서랍에 넣어두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2,500만 원 내지 3,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