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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외국 기업에 팔려면 정부 승인받아야...하이니켈 전구체, 국가핵심기술 지정

입력
2024.11.18 16:00
수정
2024.11.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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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경영권 가져도 해외 재매각 어려워져
고려아연 측 '기간산업 보호' 명분 쌓기

1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상증자 철회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주연 기자

1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상증자 철회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주연 기자


고려아연은 18일 정부가 이 회사가 보유한 이차전지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고려아연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려아연이 신청한 특정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고 확인 통보했다. 산업부는 또 고려아연의 전구체 제조 기술을 산업기밀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 외에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른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해당한다는 판정도 동시에 내렸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 유출될 경우 국가 안전보장 및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로 정부가 특별 관리한다. 국가첨단전략기술을 가진 기업은 정부로부터 개발 부담금 감면, 공장 인허가 단축 등 각종 지원 및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향후 외국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됐다. 또 고려아연이 합작 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할 때도 산업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앞서 고려아연은 9월 24일 산업부에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고려아연이 중국 등 외국에 자사가 넘기기 어렵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이 회사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재매각을 통한 이익 실현이라는 사업 구조에 부담을 주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은 핵심 국가기간 기업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의 행보라고 봤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정으로 고려아연은 순수 국내 기술로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국내 자급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기술에 대한 해외 유출 보호 조치를 본격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묘안으로 추진했던 2조5,00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이르면 연말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대결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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