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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대한 '갑질 대응' 입법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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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유독 대한민국을 우습게 여기는 것 같다. 올해 출시한 아이폰16을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아이폰 신제품 출시에서 한 번도 1차 출시국으로 분류된 적 없다. 대부분 3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게다가 한국의 아이폰 가격은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중국 등보다 비싸다. 작년에도 미국과 일본보다 10만 원가량 더 비쌌다. 이렇게 애플은 한국시장을 '호갱' 취급하고, 우리 국민은 '호구'라 자조한다.
애플은 대한민국 국회에도 '갑질'을 했다. 국내에서 여러 이슈로 수년간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국회의 부름을 피해갔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는 애플의 인앱 결제 수수료 문제와 카카오페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파악하고자 애플코리아 덴우드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2022년 국정감사 때도 불출석한 전력이 있는 덴우드 대표는 이번에도 '바빠서 못 간다'는 식의 핑계로 출석 요청에 불응했다. 글로벌 대기업이라는 애플이 대한민국을, 우리 국민과 국회를 어떻게 대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초선의 패기로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의사결정의 총책임자인 대표로부터 인앱 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책임 있는 답변을 국정감사에서 꼭 받아내야겠다는 의지가 불탔다. 정무위원회 위원들을 대상으로 덴우드 대표를 다시 증인으로 세우자고 부탁했고, 혹시 모를 동행명령서 발부 절차도 준비했다. 마침내 해외에 있던 덴우드 대표를 대한민국 국회에 불러세웠다.
먼저 애플에 부과된 205억 원의 과징금을 납부할 것인지 물었다. 대답은 '예스(Yes)'. 지난해 방통위는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사업자가 결제 방식을 '인앱 결제'로 강제했다며, 애플에 20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대표는 납부 의무가 있는 모든 과징금을 납부하겠다고 답했다.
유럽에서 인앱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7%로 인하한 것을 국내에도 적용할 의사가 있는지도 확인했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유료 앱을 다운받을 때 내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강제한 후 최대 30% 수수료를 떼고 있다. 덴우드 대표는 유럽에서 수수료를 낮춘 대신 기술수수료를 청구하는데 한국에서는 청구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인앱 결제 수수료를 인하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카카오페이가 개인신용정보를 이용자 동의 없이 중국 알리페이에 제공한 사실이 적발된 일에도 애플이 연루된 의혹도 물었다. 카카오페이가 애플 요청에 따라 알리페이에 개인정보를 불법 유출했다는 의혹인데, 이에 대해 덴우드 대표는 말을 아꼈다. 중요한 것은 카카오페이가 애플에 입점하는 과정에서 알리페이가 끼어들었고, 5,000만 건이라는 우리 국민의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됐다는 것이다. 나는 애플에 여기서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따져 물었다.
애플의 국감 데뷔전이자 첫 한국 방문기는 이렇게 끝났다. 큰 성과라면 난공불락 같던 애플이 과징금 납부를 약속했다는 점이다. 인앱 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매듭짓지는 못했지만, 국회에서 주시하겠다며 우리 국회의 의지를 보여줬다. 한국에 대한 존중도 당부했다. 한국이 애플에 굉장히 중요한 고객이자 국가라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한국에 대한 존중은 찾을 수 없었던 모습을 더이상 보이지 않길 바란다. 필요하다면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애플의 ‘갑질’에 대응할 법도 만들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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