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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선발 투수·4번 타자 없는 류중일호, 예견된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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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이 됐다.
선발 투수와 4번 타자 고민을 안고 닻을 올린 ‘류중일호’가 예견된 가시밭길을 걷는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12 2024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4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했던 대만에 져 먹구름이 드리웠다. 선발, 타격 싸움 모두 완패였다. 앞으로 일정은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일본, 쿠바를 꺾은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해야 돼 첩첩산중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 대표팀의 첫 판은 두고두고 아쉽다. 태극마크를 단 네 명의 선발 투수 중 가장 믿었던 사이드암 고영표(KT)가 2이닝 만에 만루 홈런과 2점 홈런을 맞고 6실점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뺏겼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고영표가 상대 좌타 라인을 못 막은 게 패인”이라며 “(2회) 2사 만루에서 체인지업이 안 떨어져 큰 거를 맞았다”고 말했다.
고영표가 흔들릴 때 기민하게 움직이지 않은 벤치의 판단 역시 뼈아팠다. 고영표가 0-0으로 맞선 2회말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을 땐 초반이라 투수 교체가 어려웠지만 상대 타자 천천웨이에게 만루포를 맞은 뒤가 문제였다. 고영표는 후속 타자 2명에게 연이어 2루타, 2점포를 허용했다.
사활을 걸었던 대만전인 만큼 2루타를 내준 직후 고영표를 내리고 불펜을 가동하는 게 바람직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최지민, 곽도규(이상 KIA), 김서현(한화) 등 불펜이 3회부터 8회까지 6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은 것을 비춰볼 때 교체 타이밍의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남은 경기는 더 걱정이다. 13일 대만전 선발 고영표와 14일 쿠바전 곽빈(두산) 이후 15일 일본전과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은 남은 2명의 선발 최승용(두산), 임찬규(LG)가 1경기씩 책임져야 한다. 앞선 상대 팀들보다 전력이 강한 팀들인데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부상으로 낙마한 문동주(한화), 원태인(삼성), 손주영(LG)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사실상 지금 멤버로는 선발에게 5이닝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 ‘벌떼 야구’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도 앞길을 어둡게 했다. 지난해 대표팀에서 4번 중책을 맡았던 노시환(한화)이 부상으로 아예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고, 신예 거포 김영웅(삼성)마저 훈련 기간 중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낙마했다.
대회를 앞두고 마땅한 4번 타자를 찾지 못해 고민하던 류 감독은 연습경기 때 홈런 2개를 치며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윤동희(롯데)를 대만전 4번으로 낙점했지만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3번 김도영(KIA)이 2루타와 볼넷으로 기회를 연결해도 4번 타순에서 흐름이 끊겼다. 또 당초 4번 후보였던 박동원과 문보경(이상 LG)도 힘을 내지 못했다.
국제 대회에서는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들만 나오기 때문에 많은 점수를 뽑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찬스를 만들었을 때 해결해줄 수 있는 중심 타자의 클러치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에는 상대 투수에게 위압감을 주는 4번 타자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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