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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띄우고 트럼프가 받치는 도지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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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에 지명된 폭발력이 상당하다. 자문기구 성격에다 한시 조직임에도 권한이 막강할 전망이다. 연방정부의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재정에 과감한 메스를 들이대겠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빗댈 정도다. 그 역할을 괴짜스러운 행보를 보여온 기업인에게 맡겼으니 벌써부터 벌벌 떠는 이가 많을 것이다.
□ 재미있는 건 정부효율부의 영문 명칭이다.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로 약칭이 ‘DOGE’다. 머스크가 ‘도지파파’로 불릴 정도로 적극 홍보해 온 가상화폐 ‘도지코인’과 철자가 같다. 명칭을 트럼프 당선자가 아니라 머스크가 정했다는 게 정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DOGE는 이 억만장자가 띄우고 있는 도지코인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코인을 대량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머스크의 의도적 도지 띄우기에 이해상충 논란이 거셌을 텐데 미국은 희한하게도 잠잠하다.
□ 도지코인은 2013년 시바견(犬) 이미지로 IBM 출신 빌리 마커스가 암호화폐 개발 계획을 장난 삼아 인터넷에 올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 잭슨 팔머가 실행에 옮기며 개발됐다. 비트코인처럼 탈중앙화도 아니고 이더리움처럼 글로벌 컴퓨터를 표방한 것도 아니다. 비즈니스 모델도 없고, 발행량도 무한대다. 그럼에도 귀여운 시바견 캐릭터로 수많은 ‘밈’이 만들어지고 팬덤이 형성됐다. 여기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이 머스크다. 그가 ‘X’(옛 트위터)에 도지코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낼 때마다 시세는 들썩였다.
□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한때 30억 달러 이상 보유했다는 추측도 있었고, 테슬라를 통해서도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확인된 건 없다. 그래도 시장은 단순한 애정만은 아닐 거라고 본다. 트럼프 당선과 함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동시 급등하는 가운데 도지코인 폭등세가 더 도드라지는 건 그런 기대감일 것이다. 머스크가 띄우고 트럼프가 받쳐주는 코인이라지만 내재 가치가 전무한 밈코인의 본질은 그대로다. 대박도 쪽박도 한 끗 차이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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