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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 동덕여대 졸업생도 '트럭시위'로 동참

입력
2024.11.14 15:00
수정
2024.11.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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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앞 졸업생 트럭시위 사진 확산
"기죽지 마 후배들아" 등 응원문구
"재학생과 연대할 것" 입장문도

동덕여대 교정 앞에 세워진 트럭에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졸업생들의 항의성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사진은 12일부터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통해 온라인에 확산했다. 엑스 캡처

동덕여대 교정 앞에 세워진 트럭에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졸업생들의 항의성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사진은 12일부터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통해 온라인에 확산했다. 엑스 캡처

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검토에 재학생들이 지난 8일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연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졸업생들도 함께 '트럭시위'에 나서며 힘을 실었다.

14일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와 엑스 등 소셜미디어에는 동덕여대 졸업생들이 교정으로 트럭을 보낸 사진이 확산하고 있다. 트럭 전광판에는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 기죽지마 후배들아", "학생들을 상대로 무력진압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협의 없는 공학 전환 동문들도 규탄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이 트럭시위 사진은 12일 한 엑스(X) 계정에 "졸업생 분들이 보내주신 트럭으로 시위 시작"이란 게시글과 함께 올라와 현재까지 약 3,400회 공유(리트윗)되면서 빠르게 퍼졌다. 졸업생들은 교정에 졸업장을 반납하는 방식으로도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검토에 반발하고 있다.

동덕여대 교정 앞에 세워진 트럭에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졸업생들의 항의성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사진은 12일부터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통해 온라인에 확산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동덕여대 교정 앞에 세워진 트럭에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졸업생들의 항의성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사진은 12일부터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통해 온라인에 확산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X에는 '동덕여대 졸업생 연대' 명의로 12일 작성된 입장문도 게재돼 있다. 졸업생들은 입장문에서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재학생의 안위를 지키고 의사를 존중하기는커녕 (그들을) 폭력 시위 무리로 규정해 학생의 존엄을 침해했다"며 "졸업생 일동은 재학생들에게 연대하는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대 졸업생이라는 자부심을 동력 삼아 사회에서 당당히 한몫을 하고 있다"며 "여전히 성차별이 있는 사회에서 여성교육의 산실인 여자대학은 그 존재가치가 유효하다. 부디 재학생들이 동덕여대에서 가치 있는 대학생활을 보낸 후 당당히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적었다.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구령대 앞에 졸업생들의 졸업증명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구령대 앞에 졸업생들의 졸업증명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총장 "'남녀공학' 정식 논의 아직...시위 책임 묻겠다"

앞서 동덕여대 재학생들은 지난 8일 학교 측이 남녀공학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즉각 반대 시위에 나섰다. 총학생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가 쓰는 강의실에서 남성이 음란행위를 해 세상에 알려진 '알몸남' 사건이 불과 6년 전 일이다"면서 "학교는 여성의 권리마저 무너지는 학교 안에서 학생을 방임하지 말고 '공학 전환'이 아니라 여성의 권리 신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가장 최근인 10일 올라온 공지 게시물에 14일 현재까지 "공학 전환에 반대한다", "수많은 여성이 쌓아온 발걸음을 우리가 이어가겠다" 등 4,000 개 이상의 댓글이 달려 있다. 재학생들은 11일엔 학교 본관을 점거하기도 했다.

이에 동덕여대는 12일 학교 홈페이지에 김명애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밀실에서 공학 전환을 도모한다'는 잘못된 사실이 퍼지고 있다. 공학 전환은 일방적 추진이 불가능하며, 교무위원회의 정식 안건으로 상정도 안 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학생들은 대학 내 모든 강의실 건물을 무단 점거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온라인에 교직원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온라인 테러를 가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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