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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누가 게임업계의 겨울이라 했나...스무 돌 맞은 한국 최대 게임쇼는 끓어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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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맞춰 11월 부산을 뜨겁게 달구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4'가 14일 문을 열었다. 17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한국의 주요 게임사들이 만들고 있는 게임을 뽐내는 자리다. 올해를 '게임업계의 겨울'로 부를 정도로 시장 전반이 고난의 행군 중이지만 한국 게임사들은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전 세계를 무대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올해 가장 큰 관심은 ①넥슨에 쏠리고 있다. 30년째 국내 게임업계의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음을 자축하듯 벡스코 제1전시장에 최대 규모인 300부스짜리 전시 공간을 꾸리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30'이란 숫자로 꾸민 전시장 가운데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쟁쟁한 게임이 모습을 드러내며 역사를 증명했다. 16일 오전에는 이 게임의 유명 배경 음악을 편곡해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특별 음악회도 준비했다.
넥슨의 인기 지식재산(IP)은 신작으로도 이어진다. 이번엔 '프로젝트 오버킬'과 '환세취호전 온라인' 등이 기존 히트작을 재해석했다. 다만 가장 주목할 게임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반영했지만 서구의 콘솔(게임 전용 기기)을 즐겨 하는 게이머들을 노렸다. 국내에선 첫 오프라인 시연이지만 독일 쾰른의 '게임스컴'과 일본 도쿄의 '도쿄게임쇼' 등을 거치며 해외 시장의 눈도장을 찍었다. 개발사 네오플의 윤명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에 관계없이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전했다.
②크래프톤은 올해 신작 2종을 내놨지만 지난해 지스타에서 첫선을 보였던 인생 시뮬레이션 '인조이'도 함께 시연했다. 펄어비스의 대작 '붉은사막' 역시 이번 지스타에서 국내 최초로 게이머들 앞에 나섰다. 둘 다 게임스컴에서 해외 게이머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르면 2025년 중 출시가 유력하다.
아예 서구를 먼저 노리는 신작도 나왔다. 넷마블은 2010년대를 풍미한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이식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알리면서 한국보다 북미·유럽에 먼저 내놓을 계획이라 밝혔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은 이날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질의 IP(지식재산)를 활용해 한국은 물론 글로벌 이용자들과 친숙하게 만나려고 한다"면서 "올해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이 성과를 보여줬고 왕좌의 게임도 글로벌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스타 2024엔 한국 게임사가 해외 개발사를 끌어들인 게임도 여럿 등장하며 글로벌화를 실감하게 했다. 넥슨은 '더 파이널스'를 성공시킨 스웨덴의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의 신작 총격 게임 '아크 레이더스'를 영상으로 보여줬고 미국 소재 인디 게임사 '시어리크래프트 게임스'가 개발 중인 '슈퍼바이브'도 시연했다.
크래프톤은 일본 개발사 탱고 게임웍스의 개발진과 이들의 게임 '하이파이 러시'를 인수한 후 이번 지스타에서 국내 팬들에게 처음 선보였다. 신작 모바일 게임 '딩컴 투게더'도 원작인 개인용컴퓨터(PC) 게임 '딩컴'의 1인 개발자 제임스 벤던과 힘을 모아 제작했는데 두 게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지스타도 글로벌화를 위해 애썼다. 인디게임 전시장의 규모를 불리면서 세계 최대 유통망 '스팀'을 끌어들였고, 증강현실(AR) 게임 제작사 나이언틱과 제휴해 '포켓몬 GO' 이벤트도 선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거대 엔터테인먼트 도시 프로젝트 '키디야'도 부스를 냈다. 다만 주요 해외 게임사는 전시장보다 병행 국제 게임 콘퍼런스(G-CON)에 연사를 보내는 위주로 참가했다.
지스타는 유명 인플루언서와 팬이 만나는 무대기도 하다. 넷마블과 그라비티, 지스타 첫 참가인 하이브IM·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은 게이머에게 친숙한 인터넷 방송인을 초청해 이벤트를 진행했다. 인터넷방송 플랫폼 SOOP(옛 아프리카TV)도 5년 만에 지스타에 부스를 내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비서 등의 서비스를 소개했다.
행사를 주관한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엔 44개국, 1,375개 기업이 참가해 3,359개 부스를 꾸렸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장은 "지스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발전 방안을 찾을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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