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부터 대만에 일격 당한 류중일호, 4강행 벌써 '빨간불'

만루포, 2점포 맞고 3-6 패배
선발 고영표 일찍 무너져...불펜은 완벽
1패 안고 14일 쿠바와 2차전 대결

대표팀 선발 고영표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대만과의 1차전에서 만루 홈런, 솔로 홈런으로 6실점을 한 2회말을 마친 뒤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대표팀은 첫 경기부터 패해 4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타이베이=뉴스1

한국 야구 대표팀이 첫판부터 대만에 일격을 당했다. 1차 목표로 잡았던 프리미어12 4강 진출을 위해 대만을 반드시 잡아야 했지만 패하면서 대회 전망이 어두워졌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대만과의 1차전에서 3-6으로 졌다. 6개 팀이 속한 B조에서 2위 안에 들어야 4강에 갈 수 있는데, 대표팀은 1패를 안고 시작해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한국이 속한 B조는 일본의 전력이 강하기 때문에 사실상 나머지 5개 팀이 2위를 다투는 구도다. 대표팀은 14일 쿠바와 2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의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사이드암 선발 고영표(KT)가 일찍 무너진 게 뼈아팠다. 고영표는 2회에만 만루포와 2점포 홈런 두 방을 맞고 6실점한 뒤 조기 강판했다. 1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고영표는 2회 2사 1루에서 8번 리카이웨이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9번 장쿤위까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몰렸다. 2사 만루에서 1번 천천웨이는 고영표의 초구를 받아쳐 우월 그랜드 슬램으로 연결했다.

흔들린 고영표는 2번 린리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3번 천제슈엔에게 우월 2점포를 또 맞았다. 결국 고영표는 2이닝을 힘겹게 마친 뒤 3회 시작과 동시에 좌완 불펜 최지민(KIA)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3회까지 상대 선발 린위민을 공략하지 못했던 대표팀 타선은 4회 공격에서 침묵을 깨고 반격했다. 선두 타자 홍창기(LG)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2번 송성문(키움)의 내야 땅볼 때 2루를 밟았다. 1사 2루에서 3번 김도영(KIA)이 좌월 1타점 2루타를 날려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4번 윤동희(롯데)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으나 5번 박동원(LG)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1점을 보탰다.

2-6으로 뒤진 6회에는 1사 후 김도영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베이스를 훔쳤다. 그러나 1사 2루 기회에서 4번 윤동희가 3루수 땅볼, 5번 박동원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7회엔 대타 나승엽(롯데)이 우월 솔로 홈런를 터뜨려 3-6으로 따라붙었다. 나승엽의 타구는 오른쪽 담장 상단의 노란 선을 맞고 떨어져 2루타가 되는 듯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홈런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대표팀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한국 야구가 그간 강한 모습을 보였던 약속의 8회는 물론 9회 공격 역시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마운드는 고영표가 2이닝 5피안타 2볼넷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불펜진은 철벽이었다. 최지민(2.2이닝)을 시작으로 곽도규(KIA·0.1이닝) 김서현(한화·1이닝) 유영찬(LG·1이닝) 조병현(SSG·1이닝)이 나머지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류중일호는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를 차례로 상대한다. 쉬운 팀이 한 팀도 없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