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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릴 땐 같이, 오를 땐 지지부진... 한국 증시 회복력 G20 최하위권

입력
2024.11.10 17: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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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월요일' 직전 대비 수익률 -7.8%
러시아·튀르키예 다음으로 가장 낮아
"중장기 투자 당위성 잃어간다" 우려도

8월 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돼 있다.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물론 세계 증시가 동시에 폭락해 '검은 월요일'로 불린다. 뉴스1

8월 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돼 있다.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물론 세계 증시가 동시에 폭락해 '검은 월요일'로 불린다. 뉴스1

글로벌 증시가 동반 폭락한 8월 5일 ‘검은 월요일’ 이후 코스피가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가장 더딘 회복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중인 러시아나, 물가가 폭등한 튀르키예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 수준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코스피 지수는 2,561.15로 검은 월요일 직전인 8월 2일 대비 7.8% 하락했다. G20 국가 주요 지수 중 러시아(-19.83%), 튀르키예(-14.94%)에 이어 세 번째로 수익률이 낮다. 그만큼 대형 악재 이후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인도(-2.91%), 영국(-2.55%), 멕시코(-1.09%), 인도네시아(-0.53%) 등도 아직 8월 2일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코스피보다는 하락 폭이 작았다.

이에 반해 미국(+10.08%), 캐나다(+8.96%), 독일(+6.26%), 일본(+3.6%), 이탈리아(+2.92%) 등 주요국 증시는 상승 전환해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8월 5일 12.4% 급락하며 코스피(-8.77%)보다 훨씬 크게 하락했지만, 이튿날 곧바로 10.23% 상승해 대부분을 만회했고 이후 대체로 상승 추세를 이어왔다. 코스피가 폭락 다음 날 3.3% 반등한 뒤 조금씩 회복하다 8월 말부터 다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8~10월 세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약 15조4,896억 원을 팔아 치웠다. 그나마 개인이 12조 원 넘게 사들이며 지수 하단을 방어하기는 했지만, 세계 주식시장 대비 코스피의 상대 수익률 하락이 장기화함에 따라 투자자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장기 부진 이유로 ①기술력 의구심 부상에 따른 초대형주 삼성전자의 부진 ②중국 제조업 내재화로 인한 수출 연계성 감소 ③글로벌 표준에 미달하는 주주가치 등 세 가지를 꼽으면서 “중장기 관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이 투자 당위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점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다만 결과와 상관없이 미 대선 종료 자체가 불확실성 해소라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대 이벤트가 끝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미국 증시 강세, 한국 증시 약세, 달러 강세, 금리 상승 등)도 되돌림 될 것”이라며 “코스피의 본격적인 추세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워도 연말까지 다른 나라 증시와 부분적인 키 맞추기는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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