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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나서 그냥 나왔다"... 18만원 입금하고 성매매업소 간 경찰관 '무죄'

입력
2024.11.10 12:22
수정
2024.11.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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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성행위 있다는 직접 증거 없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성매매 장소로 이용된 인천의 한 오피스텔 내부. 인천경찰청 제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성매매 장소로 이용된 인천의 한 오피스텔 내부. 인천경찰청 제공

대학생 시절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던 현직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받았다. 업소에 돈을 입금한 내역, 업소의 장부 기록은 있었지만 실제 성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 김창현)는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대학생이던 2021년 1월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업소에서 18만 원을 주고 외국인 여성과 성매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단순 마사지 업소인 줄 알고 방문했다가 방 안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서 그냥 나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심은 A씨가 업소 관계자와 나눈 문자 메시지와 지불 금액 등을 고려하면 성매매를 한 게 맞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A씨가 업소 실장에게 18만 원을 입금한 점 △업소 실장의 문자 메시지가 단순 마사지 예약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업소 장부에 A씨의 개인 정보와 함께 '착한 놈'이라고 구체적인 메모가 기재된 점을 들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 업소는 부담스러운 요구를 하는 등 문제가 있는 손님에게는 '나쁜 놈'이라고 장부에 적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성매매 여성 사이 성교행위가 있었음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성매매처벌법에서 규율하는 성매매 행위는 ①성교행위와 ②유사 성교행위 등 두 가지다. 항소심 법원은 장부를 작성한 업소 실장이 성매매 현장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별다른 문제없이 돈을 입금받고 '착한 놈'이라 기재했다 하더라도 실제 성행위를 했다는 증거로 볼수는 없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도 "성행위를 하지 않고 18만 원도 환불받지 않은 채 나왔다는 주장은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A씨가 업소에 신분이 노출된 상태여서, 성매매를 하지 않았으면서도 환불을 요구하지 않고 18만 원을 포기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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