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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만의 첫 중재안도 소용없었다...배달앱 상생협의체 끝내 빈손 되나

입력
2024.11.08 11:00
수정
2024.11.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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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열린 11차 회의도 빈손 끝나
'평균 수수료 6.8%+배달비 유지'
공익위원 중재 원칙 제시했지만
배민·쿠팡이츠 모두 배달비 올려
11일 회의 예정이나 합의 불투명

이정희(왼쪽 두 번째) 상생협의체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소상공인의 배달 앱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배달 앱 상생협의체 1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이정희(왼쪽 두 번째) 상생협의체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소상공인의 배달 앱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배달 앱 상생협의체 1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논의가 또다시 빈손으로 끝났다. 정부가 선임한 공익위원들은 배달 플랫폼에 현재 음식값의 9.8%를 떼 가는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영세업체 수수료를 깎아주는 식으로 평균 수수료율을 6.8% 이하로 맞추라고 최후 통첩을 했다. 하지만 배달 앱 시장 1, 2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수수료는 낮추되 배달비는 올리는 식의 상생안(案)을 제시하면서 논의가 결렬된 것이다. 상생협의체는 재차 합의안 마련을 시도할 방침이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8일 정부에 따르면 전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상생협의체 제11차 회의가 열렸다. 당초 상생협의체는 이날 회의에서 수수료 인하 방안 등을 담은 합의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앞서 4일 열린 10차 회의가 끝난 직후 상생협의체 위원장인 이정희 중앙대 교수도 "이미 벌써 (활동 기한인) 10월이 지났기 때문에 11차에서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못 박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 또한 공익위원과 플랫폼, 플랫폼과 입점업체 서로 간 입장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10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앞에서 배달 노동자가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앞에서 배달 노동자가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익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배민과 쿠팡이츠를 향해 중재 원칙을 제시했다. ①현 9.8%인 최고 수수료율을 낮추고 ②가게 매출에 따라 차등해 수수료를 적용하고 ③하위 20%는 수수료 2%를 적용해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평균 수수료율이 6.8%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또 입점업체에 배달비를 부담하도록 하면서 소비자에게 '무료배달'이라는 홍보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중단하라고 했다. 석 달간의 논의 끝에 최종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이 낸 상생안은 이 같은 중재 원칙에 부합하지 못했다. 먼저 배민은 배달 앱 매출 기준 △상위 30%는 수수료 7.8%에 배달비 2,400~3,400원 △상위 30~80%는 6.8%+배달비 2,200~3,200원 △하위 20%는 2.0%+배달비 1,900~2,900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 일부 전통시장에서 시범 적용 중인 '수수료 0%' 매장을 전국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쿠팡이츠는 △상위 10%는 수수료 9.5% △상위 10~20% 9.1% △상위 20~50% 8.8% △상위 50~65% 7.8% △상위 65~80% 6.8% △하위 20% 2.0%로 수수료를 차등하는 상생안을 제출했다. 다만 현재 입점업체가 1,900~2,900원을 부담하는 2,900원으로 단일화하고 상위 50% 업체에는 거리·날씨 등에 따라 할증 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겠다고 했다.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배달비를 높이는 조삼모사 상생안을 꺼낸 것이다.

상생협의체는 11일 마지막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공익위원들은 쿠팡이츠에 "중재 원칙에 가까운 상생안을 새로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배민에는 기존에 제출한 상생안 내용을 일부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내부 관계자는 "배민은 쿠팡이츠가 동일한 내용의 상생 방안을 시행해야 자신들도 상생 계획을 이행할 것이라는 입장이고, 쿠팡이츠는 9%대 최고 수수료율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 쉽지 않다"며 "여기에 최고 수수료율 5%를 고집하는 입점업체와의 조율도 필요해 산 넘어 산"이라고 했다.

박준석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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