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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김건희 여사 국정개입 논란에 "육영수 여사도 야당 노릇"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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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7일 김건희 여사를 향한 여론의 높은 비호감도에 대해 "(반대 세력이)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켰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에게 국정 관련 조언을 하는 것이 '부적절한 국정 관여'라는 지적에는 "육영수 여사께서도 '청와대의 야당' 노릇을 했다"고 적극 반박했다. 국민 눈높이와 다른 김 여사에 대한 윤 대통령 인식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여권에서는 김 여사 논란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에 대한 야권의 의혹 제기를 '악마화'로 규정했다. 그는 “제가 검찰총장 할 때부터 저를 타깃(표적)으로 하는 거지만 저희 집사람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그야말로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김 여사의 신변을 둘러싼 의혹 제기를 사실상 '사실무근'이라고 감싼 것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를 비롯해 정치권 주변 인사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도 크게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었다.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욕 안 먹고 원만하게 잘하기 바라는 그런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그건 국어사전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적극 반박한 것은 이런 대통령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라는 평가다. 오히려 2021년 윤 대통령의 정계 진출 선언 직후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휴대폰에 온 지지자들 문자 메시지에 밤새 일일이 답장을 해준 일화를 소개할 때는 애틋함까지 묻어났을 정도다.
'바람직한 영부인상'으로 꼽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 사례도 거론했다. 대통령은 "과거 육영수 여사도 청와대의 야당 노릇을 했다고 하는데, 그런 대통령에 대한 아내로서의 이런 조언을 마치 국정농단화(化)시키는 건 그야말로 우리 정치문화상이나 우리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가 국정에 일부 관여하는 것은 내조의 연장선상으로 전례에 비춰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과도 김 여사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밤에 집에 들어가니까 (기자회견 시기를 앞당겼다는) 기사를 봤는지 (아내가) ‘가서 사과 좀 제대로 해’ 이런 얘기를 했다"며 "억울함도 본인은 갖고 있겠지만 그것보다 어쨌든 국민들 걱정 끼쳐드리고 속상해하시는 것에 대한 그런 미안한 마음을 훨씬 더 많이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도 국정 관여고 농단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다만 김 여사가 외부 인사들과 잦은 접촉으로 논란이 된 데 대해서는 자세를 낮췄다. 그는 "과거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외부인과의) 소통 프로토콜(절차)이 제대로 안 지켜졌다"며
"불필요한 얘기들, 안 해도 될 얘기들을 하고 이렇게 해서 (논란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와 제 아내의 처신과 모든 것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조심하겠다"고 시정을 약속했다.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 명태균씨와 친분에 대한 질문에 윤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엔 이전보다) 본인도 많이 (연락을) 줄인 것 같고, 몇 차례 정도 문자나 했다고 얘기하더라"고 답했다. 문자 내용에 대해서도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며 공천개입 의혹에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필요성에 대해서는 "외교 관례상, 또 국익 활동상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저와 제 참모들이 판단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 답변에 미뤄보면, 그간 논란이 됐던 김 여사의 서울 마포대교 시찰이나 개 식용 금지 입법 활동 등의 대내적인 행보는 자제하겠지만, 외교적 행사는 상황에 따라 참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대외활동 전면 중단' 요구나, 김 여사가 아예 두문불출해야 한다는 여권 일각의 주문과는 거리가 있는 답변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여사의 신중한 처신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앞으로 부부싸움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에게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선을 그으면서, 김 여사의 활동이 선을 넘지 않게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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