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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의 추억… 푸틴 개입에 北 체급 높아졌다

입력
2024.11.08 08:00
수정
2024.11.09 15:5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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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돌아온 스트롱맨, 요동치는 한반도
북미, 서로 대화 원하지만... 예전과 달라졌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싱가포르=EPA 연합뉴스

2018년 6월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싱가포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의 복귀에 잔뜩 긴장하는 국제사회와 달리 북한은 오히려 반기는 모양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때 트럼프와 '브로맨스'를 과시한 좋은 추억이 있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사이가 틀어지면서 북미대화는 사실상 끊겼다.

이후 5년이 지났다. 트럼프는 여전히 친구 김정은을 지칭하며 당장이라도 만날 것처럼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북한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겼다. 반면 북한은 그사이 체급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파병을 통해 혈맹으로 돈독해진 러시아가 뒤를 받치고 있다. 핵과 미사일 능력도 눈에 띄게 발전했다. 트럼프가 예전에 상대하던 북한이 아니라는 의미다. 북미 양측의 수싸움이 한층 치열해졌다.

"트럼프 재등장, 북한엔 희망의 창"




트럼프는 대선과정에서 대북관계 개선 의지를 수차례 드러냈다. 7월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했다. 첫 유세에서는 김정은을 거론하며 "그에게 '야구가 뭔지 알려주겠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경기를 함께 보러 갈 수 있다'고 했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북한을 고립하는 데 주력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달랐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정은에게는 분명 희망의 창, 기회의 창이 다시 열리는 상황"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제재와 압박, 확장억제력 중심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끝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 이후 세 차례 만났다. 당시 경험에 비춰 언제든 대화가 성사될 수 있는 상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직접적인 대화 채널이 가동될 것"이라며 "물론 그 대화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일단 배제될 가능성이 짙다"고 내다봤다.

북한 노동신문은 9월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물질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북한 노동신문은 9월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물질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다만 5년 전 하노이 노딜 트라우마가 변수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김정은은 이전보다 훨씬 치밀하고 신중하게 나설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대미 협상력을 높였다. 미 대선을 앞두고 김정은은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9월 13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시험발사(10월 31일)를 통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북한군 파병 대가로 김정은이 러시아에서 얻을 것이 많은 점도 트럼프에게는 부담요인이다.

다만 트럼프 또한 "북한이 예전보다 미국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적이 있다. 이에 질세라 북한은 7월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조미(북미) 관계 전망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다"며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고 선을 그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핵 보유국 지위를 얻는 것을 염두에 두고 7차 핵실험을 단행할 수도 있다"면서도 "북한은 세계무역체제 편입, 국제통화기금(IMF) 차관 등이 필요해 결국 미국과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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