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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결과나 브리핑 안 하길"...尹 기자회견 압박 수위 높인 민주당

입력
2024.11.05 21: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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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수용이 국정 쇄신 최소 조건"
마음에 안 들면 '특검 드라이브' 가속화
국회 농성도 시작...탄핵 변곡점 될 수도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전격적으로 대국민 기자회견을 예고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5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김 여사 특검법 수용이 기자회견의 진정성을 가를 최소한의 기준이라는 취지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처리하는 등 14일 본회의 처리를 위한 수순도 예정대로 진행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해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특검법 수용을 마지노선으로 내걸었다. 조승래 민주당은 수석대변인은 "특검법 수용은 윤석열 대통령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 국정 쇄신의 최소 조건"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그간 윤 대통령의 기조를 봤을 때 특검법 수용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여사 연루 의혹과 자신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사과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변명에 그친다면 인적 쇄신이나 특별감찰관 등 나머지 쟁점들도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한 원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그간 대국민 기자회견 등에서 명쾌하게 의혹을 해명하지 않고 변죽만 울렸기 때문에 이번에도 딴소리만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브리핑이나 안 하길 바란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런 맥락에서 전날 밤 갑자기 결정된 기자회견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하고 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참모진의 건의나) 대통령의 심경 변화보다는 김 여사 판단의 변화가 작동한 것 아닐까 싶다"며 "김 여사의 결정 말고 움직이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고 평가절하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상황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답변이 민주당이 주장하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윤석열 정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더 끌어올릴 기세다. 민주당은 이날 선포식을 시작으로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상임위별로 조를 짜서 13일까지 특검 통과를 위한 농성에 나선다. 법사위 법안소위에서도 이날 김 여사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씨의 여론조작 의혹 등 수사 대상 13가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수사 내용을 더 구체화했다. 8일 법사위 전체회의와 14일 본회의 처리를 한 후,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 명씨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김 여사를 언급한 통화 녹취록도 추가로 공개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탄핵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민심 향배가 탄핵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진보 진영에서는 이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9월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등 진보 진영 4개 정당 소속 의원들이 결성한 '윤석열 탄핵 준비 의원연대'가 13일 정식 출범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연결돼 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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