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 흔적 없어” 이천 냉장고 70대 시신, 1차 부검 결과 나와

경찰, 1년 2개월 시신 보관 경위 파악 중

이천경찰서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이천의 한 주택 냉장고에서 발견된 70대 시신은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지난해 숨진 70대 아버지를 집 안 냉동고에 보관해 온 40대 아들을 수사 중이다.

4일 경기 이천경찰서는 사건 피해자인 A씨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1차 부검한 결과 심장과 콩팥(신장)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두개골 골절이나 장기 손상을 비롯한 외력에 의한 타살 흔적 등 범죄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다만, A씨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독극물 반응 검사 등 필요한 모든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체은닉 혐의로 입건한 A씨의 외아들 B씨에게 범행 경위를 확인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B씨는 지난 1일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그는 지난해 9월 혼자 사는 아버지 A씨의 집에 방문했다가 A씨가 숨진 것을 확인했으나, 사망신고를 늦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1년 2개월여간 A씨의 시신을 비닐에 감싸 집 안 김치냉장고에 넣어 보관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올해 친척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재산 문제 등으로 인해 다른 가족과 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범행했다는 B씨의 진술이 맞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범행 동기에 대해서 나름의 이유를 대고 있으나, 아직은 일방적인 진술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