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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의 무료 배달은 정말 '무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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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열린 제9차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쿠팡이츠가 고수한 수수료안 때문에 논의가 막혔다. 쿠팡이츠는 현재 운영 중인 요금제(무료배달+중개 수수료 9.8%)나 ‘중개수수료 5%+배달비 음식점 전액 부담’에서 물러서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러 이점이 있는 무료 배달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소비자단체는 정부가 무료 배달 중지를 요구한 셈이라며 반발했는데,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은 정말 ‘무료’일까.
무료 배달은 정말 무료일까. 아니다. 무료 배달은 한 달에 7,890원을 내는 ‘쿠팡 와우’ 회원만이 대상이다. 쿠팡은 과거 와우 회원에게 음식가격의 10%를 할인해 줬는데 3월 26일부터 무료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후 보름 만에 와우 멤버십 가격을 58%(4,990원→7,890원) 올렸다.
입점업체가 배달비를 내지 않는 것도 아니다. 본보가 입수한 ‘쿠팡이츠 사장님 요금제 정책’에 따르면, 쿠팡은 4가지 맞춤형 요금제를 운영하며 배달비와 주문중개수수료를 모두 받았다. 배달비가 포함된 요금제를 선택하면 배달비 0원을 내되 주문중개수수료로 27%를 내거나, 배달비를 최대 5,400원 부담하면 수수료가 9.8%로 낮아지는 식이다. 최근에는 ‘스마트 요금제’를 출시, 입점업체로부터 △주문중개수수료 9.8% △배달비 2,900원 △결제대행수수료 3%를 받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2만5,000원짜리 치킨을 팔아도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1만8,290원밖에 안 된다”며 “쿠팡이 배달비를 부담한다고 하지만 그 돈은 사실 우리가 내는 수수료와 배달비”라고 말했다.
무료 배달은 소비자에게 좋을까. 알 수 없다. 다만 입점업체는 소비자 판매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배달가를 매장가보다 더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제’가 대표적 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7월 “배달앱 구독서비스 전환이 외식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당장 눈앞의 배달비 무료라는 달콤함이 소비자와 배달 서비스시장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무료 배달 중단 요구’는 사실일까. 협의체 참석자들은 쿠팡의 주장이 왜곡됐다고 말한다. 이날 논쟁은 ‘기본 수수료를 5%로 내리는 대신 배달비를 점주에게 전액 부담시켜선 안 된다’를 두고 벌어졌다는 것이다. 한 회의 참석자는 “쿠팡이 정말 무료 배달을 하고 싶으면 점주에게 배달비를 넘길 게 아니라 쿠팡이 더 부담하거나 소비자를 설득하면 된다”며 “영세 업체가 배달비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어 시작한 논의인데, 배달비를 모두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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