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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진료에 도움 되는 네 가지 요령

입력
2024.11.04 04:30
26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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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예약된 진료를 받고 당일 집으로 돌아가는 외래 방문, 짐을 싸서 병원에 입원하는 입원 진료, 그리고 누구에게나 두렵고 정신없는 응급실 방문이다. 첫 번째 방식인 외래진료는 병원 밖에서 오는 환자가 진료받는다는 의미로, 줄여서 ‘외래’라고 부른다. 흔히들 대학병원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 3분 진료를 받고 불만을 품고 나오는 바로 그것이다.

요즘 환자와 보호자들은 어느 정도 사전 조사를 하고 외래에 온다. 주변과 인터넷에서 평판을 확인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사 얼굴도 미리 알고 오는 경우가 많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의 젊은 외모를 보고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것이 경력과 경험의 상징처럼 여겨져서, 염색을 포기하고 중후함을 선택하는 의사들도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 입장에서 진료를 잘 받는 방법을 몇 가지 생각해 보았다.

첫째, 단정한 옷을 입는다. 결혼식이나 종교 예배에 갈 때, 깔끔하고 단정한 옷을 고르듯, 병원에 올 때도 비슷한 자세가 필요하다. 비싼 옷을 사 입으라는 말이 아니다. 단정한 복장을 갖춘 환자는 존중받는다. 만약 환자 본인이 차려입기 어렵다면 보호자라도 단정한 차림새로 오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된다. 그런 환자나 보호자 앞에서는 나도 자연스레 옷깃을 여미고 자세를 바로 하게 된다. 지나치게 사치스러운 복장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옷은 단순히 내 몸을 감싸는 역할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담고 있다.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존중받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자신의 문제를 간결하게, 한 번만 말한다. “인터넷에서 보니까…” 또는 “주변 사람들이 그러는데…” 같은 말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의사들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전달하는 ‘의학 풍문’에 대해 거부감이 많다. 현재의 문제와 그 시작을 간결하지만 논리적으로 표현하면 환영받는다. 법정에서 법률 용어가 중요한 것처럼, 병원에서는 정확한 의학 용어와 표현이 중요한데, 의학적으로 조각되지 않은 이야기는 진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현재 문제와 관련이 없는 살아온 이야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제한된 진료 시간 안에 유효한 정보를 전달해야 나에게 적합한 진단과 바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미래에는 인공지능 예진 로봇과 대화하면서 문제를 정리하고 진료를 준비하는 장면도 상상해 본다.

셋째, 이전 병원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지 않는다. 물론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면 시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사들은 여러 병원을 거쳐 온 환자를 ‘닥터 쇼핑’ 또는 ‘병원 쇼핑’을 하는 환자로 판단하며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환자에게 선입견이 생기기도 한다. 담당 의사는 ‘유명한 의사들이 고치지 못한 병을 내가 무슨 수로 고칠까?’하는 자괴감을 느낄 수 있고, 몇 번의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내가 수술해도 결과가 나쁘면 다른 곳에서 내 욕을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니 내 앞에 있는 의사를 믿고, 좋든 싫든 믿음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보청기 쓰시는 분들은 꼭 챙겨 오시면 좋겠다. 고성보다는 품위 있는 대화가 소통에는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오흥권 분당서울대병원 대장암센터 교수·'의과대학 인문학 수업' '타임 아웃'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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