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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17% 멕시코 회사채 투자해 따박따박"... 입금하면 큰일 납니다

입력
2024.10.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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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사 사칭 투자사기 기승
'안정적 수익', '정부 보증' 등 현혹
입금 뒤 잠적…"피해 구제 어려워"

불법업자는 해외 금융사 홈페이지를 도용해 투자자를 속였다. 금융감독원 제공

불법업자는 해외 금융사 홈페이지를 도용해 투자자를 속였다. 금융감독원 제공

30대 A씨는 최근 블로그에서 N업체의 해외 채권 투자로 매달 이자를 지급받고, 비과세로 연 17%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N업체가 투자자에게 글로벌 채권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기사도 접하게 됐다.

A씨가 실제 N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전 세계 77개의 지점을 보유한 회사이며 채권 가입액이 약 6,000억 원, 이자 지급액이 약 50억 원이라는 통계 지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A씨는 이를 믿고 투자금 5,000만 원을 이체했다.

이후 급전이 필요해 투자 후 7일 이내 환급 신청 시 수수료 없이 반환해 준다는 설명에 따라 A씨는 해지 요청을 했다. 업체 측은 3일 뒤 입금된다는 메일·문자를 보냈지만 투자금은 입금되지 않았다. 재차 연락했지만 그때부터는 아무런 답장도 받을 수 없었다. 뒤늦게 금융감독원에 문의한 후 불법 업체임을 알게 됐다.

금감원은 30일 최근 글로벌 금융회사를 사칭해 멕시코 회사채 투자로 고수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불법 투자자금 모집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불법 업자는 해당 회사채가 멕시코 정부가 보증하는 안정적 투자자산으로 높은 수익률(연 16~17%)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를 유인했다. 특히 이들은 채팅방 등을 통한 투자 권유 없이 유튜브, 블로그, 인터넷 언론 등에서 홍보해 투자자 스스로 불법 홈페이지를 방문해 투자하도록 현혹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 금융사 홈페이지를 사칭할 뿐 아니라 경제 관련 유명 유튜브 계정까지 도용해 해당 투자 상품을 홍보했다. 또 N사와 유사 상호를 가진 법인 계좌(대포통장)를 개설한 뒤 자금을 입금하도록 안내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투자자에게 환매 요청 시 3일 내 투자금을 반환하겠다고 답변해 의심을 지웠지만 정작 환불을 해 주지 않았다.

금감원은 "시장 수익률보다 과도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원리금 지급이 보장된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에는 불법 투자사기를 우선 의심해야 한다"며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닌 업자와의 거래로 인한 피해는 금감원의 분쟁조정 대상도 되지 않아 피해 구제가 어렵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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