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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감기’ 투병 중인 아깽이.. 어떻게 하면 잘 돌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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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최근 3개월차 아깽이를 입양한 보호자입니다. 이 친구는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친구라고 들어서 입양한 뒤에도 어디 아픈 데는 없을지 조마조마했답니다. 그래서 며칠 전 기침을 하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병원에서는 ‘허피스’라고 하더라고요. 급하게 허피스를 검색해 보니 바이러스가 눈에도 감염될 수도 있는 그런 질병이더라고요. 혹시나 싶었는데, 눈도 부어오르면서 바이러스 감염이 됐더라고요. 다시 병원에 가서 안약을 받아와 약을 넣어주고, 최선을 다해 간병을 해주고는 있는데 여러모로 걱정이 많이 됩니다. 밥은 잘 먹고 있는데 기침은 사흘째 계속하고 있고, 눈도 한쪽 눈은 뜨지 못하고 있어요. 이 병은 예방이 중요하고 한번 걸리면 회복될 때까지 처방받은 약 잘 주고 돌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허피스 걸린 고양이 간병기는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허피스 걸린 친구는 어떻게 돌봐주는 게 좋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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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자 ‘24시간 고양이 육아대백과’의 저자인 김효진 수의사입니다. 오늘은 허피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린 고양이를 돌보는 집사님이 사연을 보내주셨어요.
허피스 바이러스는 ‘고양이 상부 호흡기 증후군’(Feline upper respiratory syndromeㆍFURS)의 가장 대표적 원인체이고, 또 많은 고양이들이 상당히 흔하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이기도 해서 이로 인해 고생하는 고양이와 집사님들이 아주 많으시죠. 그런데 고양이가 상부 호흡기 증상을 보이면 흔히 허피스에 걸렸다고 말하곤 하는데요, 일단 첫 진단 과정에서는 '정말 허피스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부터 확인해 봐야 합니다.
고양이 상부 호흡기 증후군에는 질병명 그대로 재채기, 콧물, 쉰 목소리와 같은 상부 기도의 증상이 대표적으로 포함됩니다. 여기에 더해 발열, 식욕저하, 그리고 안과 증상이나 구내염도 나타날 수 있어서 고양이 상부 호흡기 증후군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런데 증상만 다양한 것이 아니라 고양이 상부 호흡기 증후군은 증상을 불러오는 원인체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잘 알려져 있는 고양이 허피스 바이러스(Feline Herpesvirus-1ㆍFHV-1) 뿐 아니라, 고양이 칼리시 바이러스(Feline CalicivirusㆍFCV), 클라미디어(Chlamydia Felis), 고양이 전염성 비기관지염(Feline viral rhinotracheitisㆍFVR) 등이 대표적인 원인체입니다. 이 원인체들은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감염돼 고양이 상부 호흡기 증후군을 유발합니다.
문제는 감염 원인체에 따라 사용하는 치료법이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허피스 바이러스의 경우 팜시클로버(Famciclovir)와 같은 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다른 바이러스들의 경우 현재까지 공인된 항바이러스 제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터페론(Interferone)과 같이 면역을 키워주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하고, 또 클라미디어나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이 된 경우, 그에 맞는 항생제를 선택해야 효과적으로 치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 상부 호흡기 증후군은 4개월령 이하의 아기 고양이에서는 발열 및 심한 식욕저하, 폐렴을 유발할 수 있고 사망을 유발할 수도 있어서 어린 고양이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원인을 잘 감별하고, 그에 따라 적극적으로 처치를 해야 합니다. 또한 아기 고양이의 경우, 감염 경로가 보통 어미 고양이의 유즙이라서 임신한 고양이의 출산을 앞둔 경우라 경우, 교배 전에 엄마 고양이가 충분한 항체를 가질 수 있도록 예방 접종을 잘 해줘야 합니다.
고양이 상부 호흡기 증후군의 경우 감염이 초기에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는 경우, 증상이 계속 재발되거나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감염 초기부터 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고양이 상부 호흡기 증후군에 걸린 고양이는 호흡기 증상 외에 안과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바이러스에 의한 각막염 등으로 인해 발생하게 됩니다. 이 때에도 허피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 안약을 사용할 수 있고, 이 외의 경우에는 적절한 항생 안약 등을 선택해서 치료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 태어난 새끼 고양이의 경우 안검이 붓거나 눈 안에 농이 차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눈을 띄워 치료를 해주어야 안구나 시력을 보존해 줄 수 있습니다. 또 감염원 확인을 위한 배양 검사 등을 시행하고 먹는 약 등도 같이 적용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고양이 상부 호흡기 증후군의 증상은 다양하고 질병의 심도 역시 매우 다양한데요. 만약 고양이가 식욕이나 활력이 저하되고, 폐렴 등의 심각한 합병증 상태로 진행하는 경우에는 집에서 돌보는 것보다는 입원해서 치료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만약 그 정도로 심각하지 않아서 스스로 밥을 먹는 경우나, 가볍게 재발했다면 약을 먹이고 안약 점안을 해주면서 통원 치료로 고양이를 돌보아 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약물 치료 외에 고려해 볼 수 있는 보조 요법에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엘-라이신(L-lysine)을 이용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엘-라이신은 필수 아미노산의 하나인데, 필수 아미노산이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서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단백질이죠.
엘-라이신은 또 다른 필수 아미노산인 아르기닌(Arginine)의 경쟁적 억제 작용을 하는데, 아르기닌은 상부 호흡기 증후군의 원인체 증식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를 제한해 줌으로써 상부 호흡기 증후군을 억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이 일부 존재합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상부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 식단에 엘-라이신을 강화해 볼 수 있고, 실제로 어린 고양이 사료에는 예방적 용량으로 엘-라이신 함유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예전의 사료와 달리 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료들은 충분한 양의 엘-라이신을 함유하고 있고, 엘-라이신을 통해 억제되는 아르기닌 역시 고양이에게 매우 필수적인 아미노산이라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아르기닌 결핍에 고양이는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엘-라이신을 일종의 면역 증강제로 생각하고 이유 없이 투약하는 것은 경계해 주세요.
상부 호흡기 증후군의 원인체에는 다양한 바이러스성 질환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질환에 걸린 고양이를 돌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굳이 특별한 면역 증강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독감에 걸렸을 때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잘 먹고, 잘 쉬는 것처럼 고양이도 잘 먹이고, 잘 쉬도록 해주고, 체온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돌보아 주면 됩니다. 체온 유지를 위해 이 기간 중에 목욕을 시키거나, 집이 좀 덥더라도 지나치게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거나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또 잘 먹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갑자기 새로운 보양식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은 되려 소화기 증상까지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존의 안전한 식이 위주로 잘 먹을 수 있도록 공을 들이는 편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고양이 상부 호흡기 증후군에 감염된 고양이 치료법과 돌봄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사실 사람의 감기와 같이 고양이를 돌보는 아주 특별한 방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절하게 병원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의 경우는 회복하실 수 있으니 너무 크게 걱정하시지 말고 잘 돌봐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고양이가 하루 빨리 건강을 찾아 집사님과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시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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