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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복지' 뿌리는 교육청, 지방재정교부금 줄여 막는다

입력
2024.10.29 12:40
수정
2024.10.2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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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의결
시설 사업 재정 감액, 늘봄학교 지원은 증액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의 현금성 복지 사업 지출을 줄이고 재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늘봄학교, 기초학력 진단 등 주요 과제 지원에는 교부금이 증액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29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모든 학생이 전국 어디에서나 양질의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각 시도교육청에 주는 돈이다.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하는데, 올해 본예산 기준 66조3,000억 원으로 시도교육청 예산의 72%가량을 차지한다.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방교육재정 낭비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선심성·현금성 복지 지출 감축을 유도한다. 구체적으로 세출 결산액 가운데 해당 지출 비율이 높은 상위 8개 교육청에 이태 뒤 교부금을 10억 원씩 삭감하는 조항을 신설해 2027년 교부금 배분 때부터 적용한다. 조훈희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장은 "학습지원금 등이 과도하게 보편적으로 지급되는지, 직접교육에 활용되는지 여부를 따져 현금성 복지 사업의 적정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간 교육비특별회계 이월·불용의 주요 원인이었던 시설 사업 관련 재정도 집행 가능 여부를 고려해 교부금을 배분할 예정이다.

교부 기준 변화에 따라 교부금이 증액되는 사례도 있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등 국가책임 교육·돌봄체계 구축 지원(약 3,000억 원) △교원연수 운영 내실화 및 교원역량개발 지원(5,300억 원) △기초학력 진단부터 보장까지의 지원 체계 구축(약 3,500억 원)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인건비·운영비 보조(약 860억 원)에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교육부 차관 산하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위원회'도 신설한다. 보통교부금의 산정·배분 전문가와 현장(시도교육청)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고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기 위해서다. 위원회 산하엔 '보통교부금 분과위원회'와 '특별교부금 분과위원회'를 설치, 심의의 전문성과 현장성을 높일 예정이다. 특별교부금은 교육청이 국가시책, 지역교육 현안, 재해대책 관련 사업에 쓰도록 정해진 돈으로, 내국세분 교부금의 3%가 할애된다.

이번 시행령 개정 사항은 내년 보통교부금 배분 시부터 적용된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이번 개정안은 교육현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조치"라며 "앞으로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교부금 배분·활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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