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김종인 이어 윤여준까지… 이재명, 보수책사 접촉으로 중도 확장 전략 꾀하나

입력
2024.10.27 16:30
수정
2024.10.27 18:23
5면
구독

이상돈 교수 등 1심 선고 앞두고 '릴레이' 회동
윤여준 "무죄 땐 날개… 유죄 땐 어려워질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수진영의 책사로 꼽혔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난다.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에 윤 전 장관까지 잇따라 만나는 것은 대권 가도에 있어 중도 확장을 위한 의견 구하기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윤 전 장관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 이에 대해 윤 전 장관은 27일 통화에서 "이 대표 측에서 보자고 연락이 와서 보게 됐다"며 "'구색 갖추기' 차원의 만남일 수도 있겠지만 정치인이라면 사람들을 두루두루 만나 얘기를 듣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 중용됐던 윤 전 장관은 이회창 전 국무총리나 안철수 의원 등 유력 정치인들의 멘토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윤 전 장관은 최근 윤석열 정부를 향해 "망조가 들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지난달에는 김 전 비대위원장과 이 교수를 만나 국정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가 '지금 시국을 어떻게 보시느냐'고 물었고 나는 '지금 정부가 형편없지만 과거 국정농단 때처럼 촛불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장관은 "탄핵이니 특검이니 하는 것은 극단적인 얘기"라며 "점잖은 방법으로 참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야당으로서 현명한 태도"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보수진영의 원로 인사를 연달아 만난 것은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이후 2년여 만이다. 이들 모두 합리적 보수·중도 진영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차기 대선주자로서 중도·외연 확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게다가 다음 달 공직선거법 위반(15일)·위증교사(25일) 혐의 1심 재판도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야당 원로 중 이 대표에게 조언을 할 만한 위치에 있는 인사는 많지 않다. 윤 전 장관은 "재판 결과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무죄가 나오면 (대선을 위한) 날개를 다는 것이고, 유죄가 나오면 향후 정치적 일정은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아무리 국정운영을 못 한다고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끝장날 순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기에 원로분들에게 야당이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