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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셀프 연임 없다"던 농협 회장... 국감 5일 만에 연임 법안 추진

입력
2024.10.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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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법 개정안' 정기 이사회 안건
1회 연임·현직 입후보 시 직무대행
농협 "현 회장에 적용하는 것 아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국정감사에서 답하고 있다. 뉴스1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국정감사에서 답하고 있다. 뉴스1

농협중앙회가 중앙회장 연임을 허용하는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본보가 입수한 농협중앙회 이사회 ‘농업협동조합법 개정 동향보고’ 문건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13차 정기 이사회에 회장 연임 허용을 골자로 하는 농협법 개정안 추진 계획이 보고됐다. 이사회는 중앙회 임원,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하는 농협의 최고 의결기구다.

기획실이 작성한 '농협안 추가 발의를 통한 농협 의견이 반영된 농협법 개정 추진'이라는 제목의 14쪽짜리 문건에는 ①회장 연임 1회 허용 ②현직 회장 입후보 시 직무대행 실시 ③연임제 도입 보완책으로 회원조합지원자금의 투명성 강화 등 3가지 핵심 사항이 적혀 있다. 이는 2, 3차 농정협력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보고한 것으로 연임 법안 추진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를 두고 이사회에 참석한 조합장들은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5일 전인 1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셀프 연임을 고민해 본 적이 없다"고 밝힌 사실을 들어 일부 조합장이 "결국 셀프 연임하겠다는 말 아니냐"고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그래도 이번엔 (연임 추진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강 회장은 이에 즉답하지 않고 "여러 조합장님들 의견을 들어 추진해 보겠다"고 밝혔다.

농협 측은 ‘현직 회장 입후보 시 직무대행 실시’는 셀프 연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연임제 도입 이후에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회장에 적용한다는 의미로 현 회장(강 회장)에 적용한다는 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직에 소급되는 '셀프 연임' 문제는 2023년 국회에서 위인설법(특정인을 위해 법을 만드는 것)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발의돼 국회에 계류된 농협법 개정안(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엔 회장 연임 허용 조항과 직무대행 내용이 아예 없다.


세종=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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