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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한동훈 저격수' 홍준표 만나... 대통령실, 韓 겨냥 "뭐가 왜곡이냐"

입력
2024.10.23 1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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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에서 대웅전 참배를 마치고 정오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에서 대웅전 참배를 마치고 정오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공개로 만났다. 홍 시장은 연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내며 '한동훈 저격수'로 불려왔다. 이틀 전 면담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이 잦아들지 않는 묘한 시점에 홍 시장이 등판한 셈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을 겨냥한 한 대표의 발언이 끊이지 않자 “분란을 조장하는 행동”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실과 대구시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홍 시장 면담은 일찌감치 잡힌 일정이라고 한다. 앞서 '윤-한 회동'과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홍 시장은 전날 대구경북 신공항과 행정통합 등 ‘TK 백년대계’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공개로 정치인, 단체장들을 만나는 일정은 비공개였을 뿐 과거에도 무수히 많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권에서는 이번 만남을 적잖이 주목하고 있다. 홍 시장이 한 대표와 함께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데다, ‘윤-한’ 갈등 국면에서 홍 시장이 한 대표를 비판한 전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하는 짓들이 참 조잡스럽다. 오뉴월 메뚜기도 아닌데 막중한 책임감은 어디 가고 가십만 난무하게 생산한다”며 “그래가지고 막강 야당 대적이 되겠나"라고 올렸다. 전날 한 대표와 측근 의원들의 만찬 회동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과정에서 당내 경선 이후에는 윤 대통령이 흔들릴 때마다 홍 시장이 정치적 조언을 해왔던 만큼, 이날 자리에서 정치 현안과 관련해 다양한 대화가 오갔을 것이라는 게 여권의 관측이다.

반면 대통령실과 한 대표는 또다시 충돌했다. 한 대표가 21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두고 전날 친한계 의원들과 만찬에서 “용산은 지금 말을 각색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하자 대통령실은 이날 “어떤 부분이 왜곡됐다는 건지 설명해달라”고 맞받아쳤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정치상황이 엄중한 만큼 책무를 다하기 위해 당정이 하나 된 힘으로 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한 대표가 ‘김 여사와 관련한 국민 요구가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한 발언은 뭉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미 면담에서 대통령께서 충분히 말씀하셨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한 대표 측이 면담 내용이 아닌 형식을 놓고 왜곡된 불만을 쏟아낸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중차대한 회의와 영국 외교장관의 접견이 있어 지연됐고 그 상황을 정무수석과 대통령이 직접 설명했다”며 “(한 대표 측이 요구한) 원형 테이블이 없었고, 대화하는데 테이블 모양이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훈시하는 듯한 사진’을 대통령실이 제공한 것에 대해선 “언론을 위해 제한된 시간에 골랐던 것이지 기획한 게 아니다”라며 “개선할 점이 있다면 충분히 반영해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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