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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 전쟁은 승자 없이 끝...고려아연 VS MBK·영풍의 물밑 대결은 더 치열해진다

입력
2024.10.24 06: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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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공개매수 23일 종료
결과는 이르면 24일 나올 듯
양측 모두 경영권 확보에는 실패
법적 다툼·우호지분 확보 경쟁 이어갈 듯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을 갖기 위한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MBK) 연합의 공개매수 대결이 23일 끝났다. 결과적으로 누구도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는 과반 지분 확보에는 실패했고 양측 분쟁은 주주총회 표 대결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우군 확보 경쟁과 여론전, 법적 분쟁 등으로 전쟁터가 옮겨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는 마감됐다. 두 회사는 총 3조2,200억 원을 투입해 주당 89만 원으로 최대 20%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각각 17.5%, 2.5% 확보를 목표로 했다. 고려아연은 마무리된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검토한 뒤 이르면 24일 공시할 계획이다.

재계는 이날 현재 주식 시장에서 유통되는 고려아연 주식이 18% 안팎일 것으로 보고 최 회장 측이 목표했던 수량은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공개매수를 끝낸 영풍·MBK 연합도 고려아연 지분 5.34%를 추가하는 데 그쳐 과반 확보에는 실패(38.47%)했다. 결국 양측 모두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가져오는 것은 어렵고 이후 주주총회 표 대결 등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최 회장 측이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고려아연 지분은 베인캐피탈을 통해 얻은 우호 지분 2.5%가 최대다. 이를 더하면 최 회장 측 지분율은 최대 36.49%로 높아진다. 그렇다 해도 영풍·MBK 측이 최 회장 측보다 약 2%포인트 앞선다.

이후 고려아연이 공표한 대로 공개매수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전체 주식 모수가 줄어들면서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의 지분은 동시에 커진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전체 주식의 10%를 사들여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영풍·MBK 연합의 지분은 42.74%, 최 회장 측은 40.27%로 각각 높아지지만 차이가 2% 이상 더 벌어진다. 앞으로 양측은 장내 매수나 우호 지분 확보를 통한 물밑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법적 다툼 이어갈 듯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양측의 법적 다툼도 계속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전날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등이 있었는지 조사해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의 공개매수에서 사기적 부정 거래와 시세조종 의혹 등 중대한 법적 하자가 의심된다"며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종료와 함께 영풍·MBK의 공개매수에 대한 법적 대응 조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영풍·MBK 연합은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까지 폄훼하지 말라"며 "위법성은 가처분이 아닌 본안 소송을 통해 가려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고려아연 지분 1.85%를 쥐고 있는 영풍정밀은 최 회장 측으로 넘어 갔다. 최 회장 일가가 세운 제리코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마감한 결과 청약 목표 물량인 발행 주식 총수의 35.0%(551만2,500주)를 사실상 모두 채웠다.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 경영권을 지키며 고려아연 의결권 지분 3.7%를 지키게 됐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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