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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들 죄 밝혀달라’는 운동선수 유언…정부 예산은 6분의 1로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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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서워서 울었다. 저 사람들이 그냥 무섭고 죽을 것 같다.'(고 최숙현 선수가 생전 남긴 일기 내용 중)
소속팀 감독과 팀 닥터, 동료들로부터 폭행, 폭언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트라이애슬론 선수 고 최숙현(당시 22세)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스포츠윤리센터가 최근 핵심 기능인 인권감시관(인권살피미) 사업을 크게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감시관은 훈련장, 경기장 등 스포츠 현장에 파견돼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가해자)의 죄를 밝혀달라’고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던 최 선수의 뜻에 따라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정부가 관련 예산을 6분의 1로 대폭 줄이면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억1,000만 원이었던 인권감시관 관련 예산은 올해 5,000만 원으로 82% 삭감됐다. 정부가 짠 내년 예산안에도 5,000만 원만 편성됐다. 현재 인권감시관으로 위촉된 현장 전문가는 9명이다.
인권감시관 예산이 사실상 줄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스포츠윤리센터를 감독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인권감시관 예산 중 5,000만 원을 떼어내 연구 개발비에 쓰도록 했기 때문이다. 쓸 돈이 줄어든 탓에 인권감시관 사업은 크게 위축됐다. 예컨대 인권보호와 피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대면 상담을 원래 계획보다 20회 적게 했고, 스포츠 인권침해·비리 조사 전문위원들의 기본·활동 수당 등도 4개월치나 삭감됐다.
스포츠윤리센터 관계자는 "정부 방침상 공공기관 예산이 전반적으로 크게 줄었는데 인권감시관 예산도 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권감시관 예산을 전용해 연구 개발비에 쓴 것을 두고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으로 교권침해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운동 지도자 인권 보호 등을 위해 관련 매뉴얼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의원은 "체육계의 인권침해나 비리 사건은 체육 단체의 견고한 위계 질서와 집단 우선주의 때문에 발생해 드러나기 어렵다"며 "인권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인권감시관 사업은 축소가 아니라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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