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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성에 묻힌 휴전... 신와르 제거 뒤에도 네타냐후는 '전쟁 계속'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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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무장 세력을 겨냥한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수장 야히아 신와르를 제거한 기세를 몰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공격 강도를 오히려 높였다. 친이란 '저항의 축' 연대도 물러서지 않고 거센 반격을 펼쳤다. 휴전 기대감은 포성에 묻혔다. 전투 양상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통신,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전날 저녁부터 이날 새벽까지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 등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수장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공식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이 "하마스의 테러 계획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와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이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87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무기고와 정보 시설 등을 겨냥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도 최소 12차례 공습을 감행했다. BBC는 "최근 일주일 사이 이스라엘 공격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반격도 거셌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전날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쏘아 올린 로켓만 200발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헤즈볼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자택을 노린 무인기(드론)까지 띄웠다. 드론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북쪽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집으로 날아와 인근 건물을 타격했다. 총리 부부는 당시 집에 없었다. 네타냐후 총리는"나와 내 아내를 암살하려 한 이란의 대리 세력 헤즈볼라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곧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공격 배후로 헤즈볼라를 지목했다.
신와르 사망 후 한때 고조됐던 휴전 가능성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 책임자인 신와르를 이스라엘군이 지난 16일 제거한 뒤 일각에선 하마스 와해 가능성과 교착 상태에 있던 가자전쟁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앞서 미국도 신와르 사망을 휴전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신와르 사망과 관련해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며 휴전 가능성을 언급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전쟁을 끝낼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계속' 의지와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 등으로 상황은 악화일로다.
이스라엘이 기세를 몰아 중동 질서 재편을 노린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마스 재건을 막겠다며 가자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도 내친김에 '저항의 축'을 벼랑 끝까지 몰아 결국 이란을 턱밑에서 압박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에 대해 더 강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선호하는 만큼 해리스 부통령이 원하는 '휴전' 쪽으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요르단 외무장관을 지낸 마르완 알무아셰르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 담당 부대표는 로이터에 "네타냐후는 미 대선 전 전쟁을 멈출 이유가 없다"며 "그는 해리스에게 어떤 선물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도부 공백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기 수장 선출을 서두르기로 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치국 부대표인 칼릴 알 하야다. 현재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 회담에서 하마스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리들은 신와르의 남동생이자 하마스 군사평의회 소속 무함마드 신와르를 유력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여섯 차례에 걸친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아 '살아있는 시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애초 후임자로 거론됐던 하마스 전 정치국장 칼레드 마슈알은 2011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반대하는 수니파 무슬림 주도 반란을 지원하면서 이란과 갈등을 빚은 전력이 있어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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