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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방송에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아요”... 파주 민통선 주민들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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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 긁는 소리, 늑대 우는 소리 등 대남 확성기 방송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18일 오후 경기 파주시 임진각 민방위대피소에 마련된 ‘장단면 이동시장실’. 남한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로 촉발돼 북한의 쓰레기 풍선 및 대남 확성기 방송으로 이어지고 있는 남북 강대강 대치로 피해를 입고 있는 민간인 출입통제 구역인 파주시 장단면 주민들을 위해 파주시가 마련한 자리다. 통일촌·해마루촌·대성동 마을 등 주민 40여 명이 참석했다.
대성동 마을 주민 정순자(76)씨는 “밤마다 귀청이 떨어져 나갈 것 같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질의 응답에 앞서 20초간 녹음된 대남 확성기 방송이 들리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눈살을 찌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 목소리 등은 담기지 않았고 쇠 긁는 소리와 우~웅, 동물 울음소리 등만 들렸다.
김경일 시장은 “최근 대남 확성기 방송은 민통선 이북지역 주민들조차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유례없는 소음공격"이라면서 "중앙정부는 일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아서지도 않고 쓰레기 풍선과 대남 확성기 방송 공격이 연일 계속되는데도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고통을 하소연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한 주민은 “700m 떨어진 곳에 64개의 스피커를 통해 송출하는 방송 때문에 정말 살 수 없을 정도”며 “이불 뒤집어쓰고 텔레비전을 켜도 환청이 들릴 정도”라고 말했다. 통일촌 이광태 이장은 “탈북단체들은 인권을 운운하는데 우리 지역 주민 1,000여 명의 인권은 없느냐”며 “북측에서 대남 방송, 쓰레기 풍선 보내고 원점 타격한다고 하는데 결국 우리 지역 주민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며 정부와 파주시에 대북 전단 살포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마을에서 귀마개를 줬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고 귀에 염증만 생겼다”며 “하루도 편안하게 살아본 적 없는 데 정말 울고 싶을 만큼 아프다, 제발 살려달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사람 사는 곳인지 아무나 와서 하루 저녁 잠을 자고 가보라"고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탈북단체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예고했는데 행정공무원이 막기에는 역부족이라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줬으면 좋겠다”며 “경기도가 파주시 등을 위험지역으로 지정해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게 됐으니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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