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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방배동 母子의 비극(2020)

입력
2025.01.13 04:30
25면

편집자주

매일매일, 시시각각 한국일보 플랫폼은 경쟁매체 보다 빠르고 깊은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954년 창간 이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거나 국민적 감동을 이끌어낸 수많은 특종이 발굴됐다. 지난 70년 다수의 특종과 사건 중 파장이 컸던 내용들을 연도별로 안배해 ‘70대 특종’을 골라내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개한다.

한국 사회의 취약한 사회 안전망을 돌아보게 한 2020년 12월 '방배동 모자의 비극' 특종 기사.

한국 사회의 취약한 사회 안전망을 돌아보게 한 2020년 12월 '방배동 모자의 비극' 특종 기사.

2021년 4월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일보의 ‘방배동 모자의 비극’ 연속 보도에 대한 한국신문상 수상작 시상식이 열렸다. 당시 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는 해당 보도에 대해 “30대 발달장애 아들의 ‘도와주세요’라는 호소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복지 사각지대의 맹점을 다시금 보여주고 제도적 보완까지 이끌었다”며 “고민의 흔적과 함께 발품을 판 기자들의 땀과 열정이 한껏 묻어났다”고 평가했다.

역대 한국일보 특종과 마찬가지로, 이 특종은 사소한 단서를 놓치지 않은 것에서 시작했다. 2020년 12월 3일 ‘사망한 어머니는 몇 달간 집에 방치됐고, 장애인 아들은 노숙을 한다’는 믿기 힘든 제보를 전해 듣고 취재기자가 찾아간 것이 시작이었다. 찾아간 주택 입구에는 우편물이 가득했고, 건강보험료 미납 통지서도 있었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죽음은 수개월 동안 파악되지 않았고, 30대 중반인 아들의 장애 여부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 확인됐다.

한국일보 기자들의 취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비극을 잉태시킨 제도의 허점을 파악하기 위해 유족들의 동의를 받아 비극적 가족 사연에 대한 심층 취재에 나섰다. 단순 고독사 보도에 머물 수 있었던 슬픈 사연의 조각이 맞춰지면서 한 편의 기획이 됐다. 사례를 넓혀 장애인 등록의 높은 문턱과 부양의무자 기준 논란, 재건축 지역의 소외문제까지 짚을 수 있었다. 비극의 이면에서 남몰래 남들을 돕던 평범한 이웃들도 조명했다.

‘방배동 모자’의 비극적 사연이 한국일보를 통해 알려지자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지시까지 나왔다. 2021년 1월 25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등으로부터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해당 지시가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방배동 모자 사례에서 보듯, 제도가 있어도 활용하지 못하는 이웃들도 있다”며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 기초연금과 장애인 연금 인상 대상 확대, 상병수당 도입 등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70년·70대 특종 (연도순)

63
한 여름의 연쇄살인, 폭염(2019)
64 조국 장관 후보자 딸 장학금 특혜(2019)
65
방배동 母子의 비극(2020)
66 중간 착취의 지옥도(2021)
67 농지에 빠진 공복들(2021)


창간70주년 준비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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