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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의 '성공적' 공개 매수 뒤 고려아연 "시세조종 의혹 있다" 딴죽 걸기

입력
2024.10.17 17:30
수정
2024.10.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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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측 공개매수 마지막 날, 고려아연 주가 '급등락"
"회사 부실화 우려에 주주들 선택, 반성 않고 '남 탓'만"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 사 제공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 사 제공


고려아연을 둘러싸고 영풍·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시세조종 의혹까지 전선을 넓혔다.

고려아연은 MBK 측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행위를 한 의혹이 있다며 17일 금융감독원에 진정을 내 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MBK 측의 공개 매수가 당초 실패 가능성이 높았는데 MBK 측이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나선 마지막 날 고려아연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뒤 특정 시간대에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뒤 떨어졌고 이는 특정 세력이 MBK 측의 공개 매수에 유리하게 하려고 시세 조종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란 게 주장의 요지다. 고려아연은 자사 주가가 14일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오후 1시 12분 당일 최고가인 82만 원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 두 시간 만에 당일 최저가인 77만9,000원으로 떨어졌고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0.1%(1,000원) 내린 79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여기에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했다. 고려아연 측은 "당시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후 특정 시간대에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며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시세 조종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MBK 측의 공개 매수가인 83만 원과 고려아연 주가 시세가 격차를 벌리도록 하려는 불법 시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취지다.



"매도량 급증, 특정세력 움직였나" VS "주주 판단 폄훼 말라"

울산 울주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울산 울주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MBK 측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가(89만 원)가 6만 원 더 높은데도 주주들이 MBK 측의 공개매수에 다수 응한 것은 고려아연의 부실화 우려가 주된 요인이 됐다는 취지다. MBK 측은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110만 주 이상, 5.34%의 의결권 추가 지분 청약이 들어온 것은 주주들이 그만큼 최윤범 회장의 자기 주식 공개 매수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고려아연이 공개 매수가를 기존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올리면서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약 3조2,245억 원으로 늘었는데 고려아연은 이 가운데 2조6,545억 원을 차입금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자기 자금은 5,700억 원일 뿐 대부분 빚을 내서 주식을 사들이겠다는 것. 이를 놓고 MBK 측은 "최윤범 회장의 자기 주식 공개 매수에 청약하면 고려아연이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시장이 공감해 주주들께서 저희의 공개 매수에 참여해 주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윤범 회장과 고려아연은 잘못은 반성하지 못한 채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까지 폄훼하며 남의 탓만 하고 있다"고 했다.

MBK 측은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 매수를 통해 주주들께서 보유한 주식을 매수하고자 하는 입장인데 그러한 입장과 반대로 시장에서 보유 주식을 매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세 조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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