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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감시 어쩌나... 온실가스 1년 관측치 통째로 날린 '지구대기측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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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감시를 위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등을 분석하는 '지구대기측정망'이 1년간 관측치가 통째로 누락되거나 측정값 이상이 발생하는 등 부실하게 운영된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 통계로도 활용되는 자료인 만큼 정확도와 실효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 소속·산하 기관인 한국환경공단과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구대기측정망이 2020~2022년 관측한 온실가스 3종(CO2, CH4, N2O)과 프레온가스 3종(CFC-11, 12, 13) 월평균 농도 현황에서 아산화질소(N2O)의 2021년 전체 자료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메탄(CH4) 농도도 2021년 12개월 중 7개월치 자료가 빠졌고, 2022년 자료는 실제보다 소폭 높게 관측되는 측정값 이상도 발생했다.
강원 고성군 설악산에 있는 지구대기측정망은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프레온가스에 의한 성층권 오존층 파괴와 같은 '지구 규모의 대기오염' 현상 분석을 위한 기구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 추세 파악을 위해, 측정 자료를 전부 다 유효값으로 인정하는 대신 세계기상기구(WMO)의 국제 표준에 따라 유효 데이터를 선별해 월평균과 연평균 수치를 내게 돼있다.
문제는 그런 과정을 감안해도 누락 자료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월평균 농도 3개년(36회) 자료를 보면 유효값으로 인정돼 공표된 경우가 이산화탄소(CO2)는 66.6%(36회 중 24회), 메탄은 69.4%(25회), 아산화질소는 50%(18회)로 낮았다. 메탄 같은 경우 2022년 측정값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국가 통계인 '대기환경연보'에 그대로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프레온가스 농도는 상황이 더 심각해 제대로 측정된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유효값 인정 비율이 CFC-11은 11.1%(4회), CFC-12와 CFC-13은 13.9%(5회)다. 다만 과학원 관계자는 "프레온가스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 금지돼 대기 중 농도가 극미량이라 측정이 어렵다"면서 "프레온가스 항목을 기후변화 유발 물질로 변경하는 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잦은 결측은 장비 고장보다는 '데이터 품질 관리' 차원에서 충분한 유효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게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0~2022년 측정장비 고장은 4건인 반면, 이상 자료 선별, 유효자료 수 부족으로 측정자료를 제외한 경우는 이산화탄소 6회, 메탄 4회, 아산화질소 12회, CFC-11 12회, CFC-12와 CFC-13은 11회였다. 그 밖에 장비 설치, 교체, 시험가동, 상태 이상에 따른 점검 등도 영향을 미쳤다.
김태선 의원은 "국제사회에도 공표해야 할 환경 수치가 기기 고장, 측정 실패로 엉터리로 나왔음에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사용한 것은 국민을 속인 것이며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능력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를 사과하고 정확한 측정을 위한 적극적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과 과학원은 측정 결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최신 측정방법(레이저흡수분광법)을 사용할 수 있게 관련 지침을 내년까지 개정하고, 이후 시설 개선·장비 교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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