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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친한·친윤 '무식한 오빠 문자'로 또 충돌… 내주 '尹-韓 독대' 두고 신경전

입력
2024.10.16 12:00
수정
2024.10.1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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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여사 리스크’ 거듭 우려 표시
친윤계 “다 의혹, 알맹이 없어” 일축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명씨가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명씨 제공, 페이스북 캡처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명씨가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명씨 제공, 페이스북 캡처

김건희 여사 총선 개입 의혹 핵심인 명태균씨가 공개한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두고 또다시 친윤석열(친윤)계와 친한동훈(친한)계 사이에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다음 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끼리 공격하고 있다"면서 공방을 주고받았다.

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6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가 명씨와의 대화에서 지칭한 '오빠'가 '친오빠'라는 대통령실 설명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런 식의 설명이 과연 먹힐까, 설득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김 여사 관련 다른 발언이) 공개되면 공식적으로 대통령실이 거짓말을 한 게 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명씨가 전날 공개한 대화 메시지에서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만약 해명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면 대통령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버린다"며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단정적인 표현을 쓰는 건지 우려된다"고 했다.

반면 친윤계는 명씨 의혹 제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강명구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선거 과정에서 가족이 당대표를 만나든 최고위원을 만나든 무슨 상관인가"라며 "오빠가 누구인지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대화를 온 천하에 공개한 코미디 같은 얘기다" "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다 의혹이고 알맹이는 없다"고 김 여사를 엄호했다.

한동훈(왼쪽 사진) 국민의힘 대표와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한동훈(왼쪽 사진) 국민의힘 대표와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명씨의 폭로는 다음 주 예정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문제로도 이어졌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시급한 독대 이슈는) 결국 김 여사 문제"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라인을 두고도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김 여사 라인은 없다고 잡아뗐는데 그게 가려지겠나”라고 꼬집었다. 반면 강 의원은 "우리끼리 (라인이라는 말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내부 분열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내부 갈등이 고조되면서 자제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5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일을 하다보면 당정이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 접점을 찾을 수 있다"며 "독대 회동을 정례화해 두 분이 자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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