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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1초도 놀면 안 된다"... 투자 고민된다면 '파킹형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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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투자가 어려운 시기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 세계 각국에선 금리 인하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대선 결과에 따라 어떤 종목이 오를지 베팅하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상승장이 종말에 이르렀다며 현금을 보유할 시점이라는 분석도 합니다. 특히 금리인하기는 경기침체기를 의미하는 만큼 주식시장이 당분간 힘을 받지 못할 것이란 추측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통장에 현금을 두고 있을 수만도 없습니다. '돈은 1초도 놀면 안 된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이 순간에도 인플레이션으로 현금 가치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잠깐 투자를 쉬고 싶지만 그렇다고 자금을 은행에 넣어 두고 싶지 않은 투자자를 위한 투자상품이 있습니다.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입니다.
파킹형 ETF는 이름 그대로 은행에서 운영 중인 '파킹 통장'과 유사한 상품입니다. 돈을 잠시 보관한다는 파킹(parking)에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ETF를 접목한 개념입니다. 약정된 기간을 채워야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는 파킹 통장이나 정기예금과 달리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가 복리로 쌓이고 쉽게 현금화도 가능합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투자 불확실성이 커지는 요즘 주목받고 있습니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ETF 상품은 'KODEX 머니마켓액티브'였습니다. 이는 삼성자산운용이 운영 중인 파킹형 ETF로 총 5,621억 원이 투자됐습니다. 2위 역시 미래에셋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로 같은 기간 3,723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어떤 상품이 파킹형 ETF일까요. 상품명에 CD금리, KOFR금리, 머니마켓액티브, SOFR금리가 들어간 상품을 파킹형 ETF이라고 보면 됩니다. 상품별로 이름이 조금씩 다른데요, 이는 추종하는 지수가 달라서 그렇습니다.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란 은행이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예금증서로, 은행 여·수신 금리 또는 파생상품 거래에서 기준이 되는 금리를 말합니다. KORF(한국 무위험 지표금리)는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사용해 산출한 금리로 말 그대로 국가가 담보한 무위험 금리를 말합니다.
SOFR(미국의 무위험 지표금리) 수익률을 추종하는 파킹형 ETF도 있습니다. SOFR은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일 산출돼 무위험 금리입니다. 이에 파킹형 ETF를 금리형 ETF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특정 금리를 추종하진 않지만, 만기 3개월 이내의 안정적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 있는데요. 바로 머니마켓액티브입니다. 운용사별로 단기 채권이나 기업어음, CD 등 고유동성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용어는 복잡하지만 모두 안정성이 매우 높은 자산을 추종하는 ETF라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안정적이면서도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거나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대기하고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이유입니다.
파킹형 ETF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가장 큰 장점은 금리를 추종해 조금씩이지만 매일 꾸준히 수익을 낸다는 점입니다. 파킹형 ETF는 금리를 일간 단위로 추종해 수익을 가져다 줍니다. CD금리가 연 3.65%라면 하루 투자하면 0.01%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투자상 제약이 없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ETF인 만큼 투자하고 싶을 때 ETF를 샀다가 매도하면 곧바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투자금 한도도 없고요. 최근 금리인하에 발맞춰 저축은행 등 일부 금융사에서 고금리 정기예금이나 고금리 파킹 통장을 내놓고 있는데요. 가령 OK저축은행은 최근 최고 연 7.0% 이자를 주는 'OK짠테크통장'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저축은행 79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 3.7%를 훌쩍 뛰어넘는 파격적인 상품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가입을 하려고 하면 제약 사항이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 상품도 예치 금액 50만 원까지만 연 7%의 금리를 제공하고 50만 원 초과분은 연 3.3%를 적용합니다. 1억 원이 넘어갈 경우엔 연 1%로 이율이 급감합니다. 게다가 이마저도 비대면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까요. 추종 자산의 수익률을 봐야 합니다. 올해 들어 가장 수익률이 높은 파킹형 ETF는 'PLUS 미국 달러 SORF 금리 액티브(합성)'로 10.08%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투자사에서 운용 중인 SORF 금리 추종 ETF의 수익률 역시 9%대를 기록 중입니다. CD금리 액티브 상품과 KOFR 금리 ETF 상품은 2.8%대 수익을 기록 중입니다. MMF 상품들은 최근에 상장한 파킹형 ETF인 만큼 연간으로 수익률을 환산하면 4%대를 웃돌고 있습니다.
다만 SOFR ETF 상품은 미국 달러 금리를 추종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원·달러가 상승하는 시점에서는 금리에 환차익까지 얻지만, 원·달러가 하락할 때는 원금 손실까지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최근 3개월간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자 SOFR ETF 상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기본적으로 추종하는 금리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수수료율도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상품별로 운용보수 등 0.02~0.05%를 떼고 있습니다. 또 이름에 '액티브'가 들어간 파킹형 ETF 상품은 단순히 지수 성과만 추종하는 게 아니라, 초과 수익을 위해 운용사 자체 역량이 포함된 상품입니다. 이에 지수를 뛰어넘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날 가능성도 감수해야 합니다.
세금도 고려해야 합니다. 파킹형 ETF의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됩니다. 이에 인출 시점까지 과세가 이연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연금, 퇴직연금(DC·IRP) 계좌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ISA는 계좌 하나에 예·적금,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통합계좌로, 일반형 ISA는 200만 원, 서민형 ISA는 400만 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됩니다. 이 금액을 초과할 경우 9.9%의 세율로 분리과세가 됩니다.
연금 계좌를 통해 매수할 경우 IRP 900만 원, 연금저축 600만 원, 두 계좌 합쳐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의 직장인은 연말정산에서 납입금의 16.5%를 돌려받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계좌로 투자할 경우 해당 파킹형 ETF가 '안전자산'으로 인정되는지를 확인할 필요도 있습니다. 정부는 노후의 안정적 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해 주식형 펀드 같은 위험자산 투자를 적립금의 70%까지로 제한하고 무조건 30%를 안전자산으로 채우도록 하고 있습니다. 파킹형 ETF 중 'KODEX CD금리 액티브(합성), 'TIGER KOFR 금리 액티브(합성)', 'KB STAR 머니마켓액티브', 'SOL 초단기 채권 액티브' 등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됩니다.
마지막으로 투자 상품인 ETF인 만큼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품이라는 점도 알아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SOFR 금리형은 환율에 따라, 액티브형은 운용 성과에 따라 마이너스 수익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안정성이 매우 높은 CD금리형이나 KOFR금리형 ETF 상품이 손실이 났다는 것은 각 상품이 추종하는 기준금리가 마이너스가 된 것으로 대공황급의 상황이 벌어졌다는 뜻입니다. 그때는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모든 자산이 폭락했을 테니 사실상 일반적인 파킹형 ETF로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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