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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관계 개선 신호탄?...尹,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주중대사 내정

입력
2024.10.14 19: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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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협력 경험 등 풍부
시진핑 방한 등 대중 관계 개선 목적
회전문 인사 논란 등 비판 피하기 힘들 듯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서재훈 기자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신임 주(駐)중국 대사에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내정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등 윤 정부 출범 후 소원해진 대중 관계에 복심이었던 김 전 실장을 투입해 활로를 뚫어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회전문 인사나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전 실장 지명 사실을 전하면서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과 재정운영실장 및 통계청장,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경제수석, 정책실장을 거쳐 윤석열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폭넓은 국정 개혁을 맡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라고 김 전 실장을 소개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김 내정자는 오랜 기간 경제부처에서 근무하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무역 갈등 해소 등 중국과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한 정책 경험이 풍부하다"며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한중 관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중국의 사회, 역사, 문화에 천착했을 뿐 아니라 수준급의 중국어 구사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대중 관계 개선에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정 실장은 "양국 간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를 지속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격변하는 동북아 질서에서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외교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외교가를 중심으로 최근 잇따른 구설에 오른 정재호 주중대사 후임에 거물급 인사가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당장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을 협의 중이고, 내년 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때, 시 주석 방한도 추진할 예정이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기회가 마련된 만큼, 이를 부드럽게 끌고 갈 주중 대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정부 내 공유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선은) 우리 외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함과 동시에 최근 활발히 가동되고 있는 한중 고위급 교류의 흐름을 이어 양국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역대 정부에서도 주중 대사로 정권 실세가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중 대사에서 발탁됐고, 이명박 정부 때도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이 임명됐다. 하지만 지난 4월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인적 쇄신 차원에서 교체한 김 전 실장을 또다시 기용했다는 점에서 "회전문 인사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계속되는 요구에도 돌려막기 인사로 화답하는 윤 대통령에게 국민은 절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빈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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