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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진 '2차 심판론' vs 쏙 들어간 '이조 심판론'... 이재명·한동훈 재보선 프레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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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연장전'으로 불리는 10·16 재보선에서 여야는 총선 때와 달라진 심판 프레임으로 격돌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총선에서 압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세를 몰아 '2차 심판론'을 쏟아붓고 있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된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 대신 김건희 여사 결자해지론을 새롭게 꺼내 들었다. 정권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여당 내 야당'을 자처하며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여야의 달라진 프레임에 민심이 얼마나 호응하느냐 여부가 선거 결과는 물론 두 대표의 정치적 앞날까지 좌우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의 재보선 치트키는 '윤석열 정권 2차 심판론'이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했지만, 달라지지 않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국정기조를 부각시키며 "대통령이 제대로 더 정신 차릴 수 있도록" 민심이 또 한 번 경고에 나서야 한다고 연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을 정권의 운명을 가를 분기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여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에서 야당이 이기면, 콘크리트 보수층마저 돌아선 것으로 볼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물론 윤 대통령에게도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는 게 민주당 판단이다. 윤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는 상황에서 대여 공세의 기폭제로 활용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4일 "2026년 지방선거까지 민심을 확인할 선거가 없는 만큼 재보선에 화력을 쏟아부어 정국 주도권을 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야3당이 호각지세로 맞붙은 영광군수를 비롯해 호남 2곳 승리를 위해서도 민주당은 전략적으로 2차 심판론을 부각하고 있다. "정권심판을 위해 단일대오도 모자랄 판에 전선을 교란시켜서야 되겠느냐"(이 대표)는 견제구를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큰집' 민주당 후보로 표심을 몰아달라는 것이다. 이 대표가 호남 텃밭 한 곳에서라도 패하면, 다음 달 예고된 1심 선고와 맞물려 리더십 위기가 닥칠 수 있는 만큼, 호남 사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는 점도 2차 심판론에 더 기대는 이유다.
정권 심판론을 고수한 이 대표와 달리, 한 대표는 '총선 오답노트'를 숙지하며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6개월 전 부르짖던 '이조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총선 당시에도 집권여당이 '야당 탓'만 한다는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이를 밀어붙이다 참패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한 대표는 기초단체장이란 선거 특성까지 고려해, 여당 프리미엄을 어필한 지역 일꾼론, 지역 개발론에 좀 더 치중해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한 대표의 '심판 타깃'은 오히려 야당에서 용산으로 옮겨갔다. 김 여사 리스크를 정면으로 겨누면서 윤 대통령 독대를 앞두고도 대통령실 인적쇄신까지 요구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한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여당 내 야당'을 자처하며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전략의 변주는 한 대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총선에 이어 재보선까지 연패하면 한 대표는 대표직 유지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대패한 김기현 전 대표도 '인요한 혁신위원회'까지 출범시키며 반전을 노렸지만,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 대표가 재보선에서 잘 버텨만 준다면 '용산 심판론'이야말로 '한동훈 정치'의 시작점이 되지 않겠느냐"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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