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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조 원' 업적 자랑하다 산하 기관 직원 탓하는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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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직원의 잘못인 것 같다.
이승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은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꾸짖음을 들었다. '체코 측이 새 원전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재정 지원을 주요 입찰 요건으로 제시했다'고 작성된 3월 출장보고서 때문이다. 이승재 원장은 "출장 내용을 보니 원자력 쪽 전문가는 같이 안 갔다"며 "우리 직원의 잘못인 것 같다"며 직원 탓으로 돌렸다.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유독 에기평(보고서)만 다른 기관과 다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한술 더 떠 "에기평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작성한 것"이라며 "사실과 다른 출장 결과 보고서를 생산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에기평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22대 첫 국감에선 체코 새 원전 건설에 대한 금융 지원 여부가 관심사다. 정부 말마따나 대규모 프로젝트 수출 추진 과정에서 수출신용기관(ECA) 및 금융 기관들이 금융 지원 카드를 활용하는 것은 종종 있다. 발주자인 해외 사업자 또한 민간 금융보다 더 저렴한 금리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출장에 동행한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한국수출입은행(수은), 에기평의 보고서에는 한결같이 체코 정부와 금융 지원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고 돼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산하기관 보고서를 두고 '조치 검토'까지 꺼낸 건 둘 중 하나다. 해당 출장이 준비 없이 추진된 일정임을 인정한 꼴이거나 금융 지원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와 지적을 피하기 위한 책임 떠넘기기거나.
현재의 논란이 생긴 이유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우리 측의 금융 지원 가능성과 그 필요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서다. 7월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을 때도 두코바니 5호기만을 전제로 '금융 지원은 없다'고만 했다. 두코바니 6호기 및 테믈린 3·4호기에 대해선 금융 지원 가능성이 있음을 설명하기보다 '대형원전 최대 네 기를 짓는 사업'이라며 "예상 사업비는 최대 24조 원"이라고 강조했다.
'최대' 사업 금액만 내세우기보다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가능성, 변수에 대한 설명이 함께 이뤄졌다면 과장, 부풀리기, 거짓말 논란 같은 부정적 얘기는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국민들이 알고 싶은 것은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사업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리스크(위험성)와 대응 방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9월 체코 대통령과 총리를 만난 뒤 "최종 계약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는데도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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